화장실 사용 후 ‘비누’로 손 안 씻으면 생기는 일

화장실 사용 후 ‘비누’로 손 안 씻으면 생기는 일

올바른 손씻기 실천율 2% 불과, 건강한 사람도 질병 걸릴 수 있어

기사승인 2019-10-15 04:00:00

우리나라 국민 중 공중화장실을 사용한 후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는 비율은 단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중화장실의 경우, 문고리나 변기 뚜껑 등에서 건강한 사람도 질병에 감염될 수 있는 병원성균이 많기 때문에 올바른 손씻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15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손씻기 관찰 및 실험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19일~24일간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총 1039명 중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는 사람은 2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2.5%(338명)는 전혀 손을 씻지 않았으며, 물로만 씻은 경우는 43%(447명)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씻지 않은 손으로 머리단장만 하거나, 식당 유니폼을 입고서도 물로만 씻거나, 아이가 꼼꼼히 씻으려는 데도 대충 씻고 가자고 하는 보호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의 경우, 비누로 꼼꼼히 씻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에는 문고리나 변기 뚜껑, 변기 레버 등에서 건강한 사람도 질병에 감염될 수 있는 병원성균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서 검출된 병원균은 총 13종이었다. 건강한 사람도 감염이 가능한 병원성균으로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칸디다파라프실로시스 ▲코리네박테리움 ▲폐렴막대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검출됐으며, 면역력 저하자가 감염될 수 있는 기회감염균에는 ▲마이크로코커스 루테우스 ▲스타필로코커스 해몰리티쿠스 ▲모락셀라속 ▲스핀고모나스 파우치 모빌리스 ▲슈도모나스 오리지하비탄스 ▲스타필로코커스 캐피티스 ▲표피포도구균 ▲스타필로코커스 호미니스 등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패혈증이나 중증피부감염, 세균성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어 화장실 이용 후 손을 잘 씻는 습관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실험에서는 물로만 손을 씻는 것과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 이용 후 물로만 잠시 씻은 경우에는 상당수의 세균이 남아 있는 것으로 관찰됐고, 비누로 30초이상 손을 씻을 경우 세균이 거의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올바른 손씻기는 설사질환을 약 30% 줄일 수 있고,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의 경우 설사 질환을 약 60% 예방할 수 있다. 감기,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 발병률도 약 2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손의 오염이 음식섭취나 조리과정에서 옮겨져 많은 감염병을 발생시키고 있는데, 실험결과 손씻기 실천 여부에 따라 음식물 오염도도 크게 달라진다.

손을 통해 음식을 오염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세균인 ‘대장균’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손을 씻지 않고’ 만지거나 조리한 음식물에서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만진 음식보다 약 56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 고재영 위기소통담당관은 “올바른 손씻기는 A형간염, 세균성이질, 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특히, 병원균이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화장실 이용 후나 음식을 준비할 때, 식사하기 전, 그리고 면역력이 약한 환자를 간병할 때에는 반드시 손씻기가 필요하다. 평소 손을 잘 씻는 습관은 본인 건강은 물론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스스로 하는 예방접종(셀프 백신)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0월 15일은 ‘세계 손씻기의 날’이다. 올바른 손씻기를 통해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고, 안타까운 목숨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유엔(UN) 총회에서 2008년 10월 15일 제정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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