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조 전 장관의 급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두고 추측이 무성하다.
조 전 장관 사퇴는 여권과의 사전교감 없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당과 사전교감이 있었는지 묻는 취재진에 “전혀 아니다”라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사퇴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조 전 장관 사퇴 여파로 청와대는 14일 예정됐던 대통령 주재 수석 보좌관회의를 1시간 뒤로 연기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이 조 전 장관의 결심을 굳히는 데 큰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를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41.4%로 집계됐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주 대비 3.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2주 연속 하락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3%를 기록했다. 9월 마지막 주 40.2%, 이달 첫째 주 38.3%를 기록했다.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을 6개월 앞두고 더는 여권에 누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또 서초동 촛불집회와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가 대결 양상을 보이며 부담을 느낀 것으로도 풀이된다. 강 정무수석은 전날 여당 지도부를 공식적으로 만나 “조 전 장관이 촛불을 지켜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사퇴입장문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해 설명한 것처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 전 장관은 같은날 오후 발표한 사퇴 입장문에서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하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했다.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는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이 급작스럽게 사퇴한 이유는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뇌종양 진단이라고 발언했다. 주 전 기자는 며칠 전 정 교수가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면서 조 전 장관 결심을 앞당긴 가장 결정적 계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도 언론을 통해 “정 교수가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며 “다만 그 심각성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