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케이블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CJ enm에서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아이돌 연습생을 오디션에 참여시키고, 시청자 투표를 통해 데뷔할 기회를 준다. 그런데 PD 등 방송국 측에서 처음부터 데뷔할 멤버를 선정하고, 득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국민 오디션이 아니라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이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이 호응했던 이유는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 때문만이 아니라, 대중의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아이돌 연습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투표라는 공정한 과정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게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물론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연습생들이 기획사를 위한 부품이 되고 잔혹한 ‘방출’의 아픔도 여과 없이 겪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잔인한 시스템에서라도 대형 기획사와 인맥 없이 데뷔하겠다는 열정만은 틀림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이 기업의 장삿속이었으며, 연습생과 시청자 모두를 기만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문제가 된 프로듀스X101 외에도 이전 시즌과 ‘아이돌학교’ 등의 프로그램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으며, 믿기 어려운 인권 침해의 상황도 폭로됐다. 특히 합숙을 하는 시스템 속에서 열악한 숙소 환경과 겨울에도 여름옷을 지급하고, 가족과의 연락이나 외부 접근을 통제하거나, 야간 촬영을 강행하는 등 갑질도 버젓이 일어났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내부고발자도 나온 상황으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유 대변인은 “프로그램 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내정자를 정해놓고 면접을 진행하며 수 천 명을 들러리로 세운 거대 취업 사기다. 가혹한 시스템 속에서도 노력했던 연습생들과 투표로 응원했던 시민 모두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J enm, 엠넷 경영진과 함께 유착된 소속사를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해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