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조국, 상징·쓰임 이전에 한 사람…인간으로서 봐달라”

탁현민 “조국, 상징·쓰임 이전에 한 사람…인간으로서 봐달라”

기사승인 2019-10-16 14:59:05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나는 사람들에게 도구로서의 조국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조국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탁 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전 장관을 보며 내 지난 처지와 비교하지 않을수 없었다”면서 “사람들은 내 지난 삶의 한 부분을 도려내어 그것이 나라고 흔들어 대며 온갖 저주와 혐오를 퍼부었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의 흥밋거리였고 씹기 좋은 안줏거리였고 반드시 꺾어야 하는 무엇이었고 쓰러져야만 하는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나는 누군가의 지난 저작과 창작만으로도 한 사람을 그 사람의 ‘의식’을, 그 사람의 생각의 흐름을, 어떻게든 어떤 방법으로든 비난하고 공격하고 찢어발기고 헤집어 놓을 수 있는 야만을 알았다”며 “그리고 그 야만의 끝에서 내가 그들에게는 하나의 사람이 아니라 그저 무너트려야 할 상징이었음을 알았다”고 했다.

탁 위원은 “그러나 나는 상징이 아니라 사람이다. 몇 개의 단편으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고 심지어 ‘어떤’ 사실 만으로도 판단될 수 없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존엄한 사람”이라며 “당연히 조 전 장관도 그의 가족도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나는 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하고 싶다”면서 “이제 조 전 장관은 조국 교수로 돌아갔다. 이 사실이 누구에게는 정치적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정파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를 상징으로만 보는 야만의 시대가 여전할 것이라면 나는 절망이다. 조 전 장관은 그 무엇보다 먼저 조국이라는 사람이다. 이것이 그의 쓸모와 쓰임보다 먼저이고 그의 상징과 위상보다 중요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도구로서의 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탁 위원은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이라는 말은 비인간적이고 결국 비인격적인 비난을 끌고 오기 위한 전제일 뿐”이라며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당신도 그러하길 바란다”며 끝맺었다.

앞서 탁 위원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재직하던 중 지난 2007년 콘텐츠 에디터, 기자, 공연기획자 등 문화계 인사 4명과 함께 출간한 책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가 왜곡된 여성관을 드러냈다며 여성계와 야권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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