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당 박지원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 갑자기 말씀하신 정시 확대 정책 때문에 교육현장의 혼란이 대단하다”며 “강남은 강남 대로, 특히 농어촌 및 중소 도시들은 ‘그래도 수시 때문에 서울 및 수도권 대학에 그나마 더 갈 수 있었는데 이제 문재인 정부마저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끝났다’는 절망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28일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치의 품격’에 고정출연해 “대통령의 시정연설이나 연두 기자회견은 각 부처 의견을 듣고 청와대 비서실에서 종합해 대통령께 보고해 방향을 잡아 작성하고, 최종단계에서 정부와 다시 조율한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정연설에서 대통령께서 경제가 좋다, 고용이 좋다 하는 것도 깜짝 놀랐지만 가장 민감한 대학입시에 대해 정시를 늘리겠다고 하니 충격적이었고, 특히 교육부총리가 이를 몰랐다고 하면 과연 누구랑 협의하고 누구랑 이야기한 것인지 시정연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인지 충격”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공수처법 등 패스트 트랙 법안 처리 전망과 관련해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은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국회의원 한 명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 평소 대안신당, 정의당과 자주 만나고 협의 및 논의해 현안과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 없이 어느날 갑자기 깃발을 들고 나를 따르라고 하면 과연 누가 따르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국회의원 10% 증원에 대해 “선거법이 패스트 트랙에 상정되었을 때 저는 가장 먼저 국회의원 증원 주장을 했는데 지금 농어촌은 매우 피폐되어 있고, 특히 이번에 우리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서 더 절망을 하고 있다”며 “2015년 한중 FTA 체결 당시 기업과 정부가 연간 1천억원씩 총 1조를 조성하기로 한 농어촌상생기금 약속도 현재 670억원 밖에 조성이 안 되었는데 누가 농어촌을 지켜줄 것이냐 하는 걱정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농어촌을 지켜 줄 수 있는 의원 수를 줄이는 것에 반대하고, 또한 세계적으로도 인구 5천만명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 의원 수가 적다”며 “농어촌 균형발전, 도농 균형 발전, 그리고 행정부를 효율적으로 감시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의원 10%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국민이 국회의원 증원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증원을 주장했던 저도 뭇매를 맞았다”면서 “국회의원은 증원하고 관련 비용 지출은 예산을 동결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 장치를 통해서 반드시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패스트 트랙 법안 선후 처리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대안신당, 정의당과는 소통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공수처법을 들고 나와 나를 따르라고 깃발만 들고 있고, 한국당은 무조건 반대만 하기 때문에 잘 안 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개혁은 선이후난(先易後難), 즉 쉬운 것부터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법 등 사법, 검찰개혁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선거법도 민주당이 대안신당, 정의당에게 확실하게 보장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철희, 표창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의 잇단 불출마 선언에 대해 “조국 국면에서 한국당은 무조건 발목만 잡고, 민주당은 이를 이끌어 갈 힘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 많은 갈등을 한 것 같다”며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