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잇따라 안면인식 결제 도입에 나섰다. 면세점의 주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여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 안면인식 결제는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최근 중국 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결제수단이다. 소매 업계는 물론 의료, 식음, 업계로 점차 도입이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인천공항점의 약 40개 매장에서 ‘위챗페이’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위챗’(Wechat)은 이용자 수가 11억 명에 달하는 중국의 대표 메신저다. 현재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상당수의 중국 관광객이 이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본 안면결제 시스템은 위챗 어플리케이션 내 실명 인증을 완료한 중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결제 시, 안면인식 스캐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약 10초만에 결제가 완료된다. 중국인 고객들의 편의가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세계면세점 측은 기대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안면결제 시스템은 카드나 휴대전화와 같은 별도의 결제 수단 없이도 결제가 가능해 편리할 뿐 아니라, 빠른 거래가 승인과 결제 속도로 대기 시간을 단축시켜 쇼핑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8월, 중국 고객의 편의를 위해 ‘멤버십 클럽’ 위챗 미니앱을 오픈하고 회원 간편가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여오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업계는 면세점 매출의 약 70~80%를 중국인으로 주청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안면인식 결제를 꺼내들었다. 롯데면세점은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 ‘스마일 투 페이’를 도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알리페이는 앞서 언급된 위챗페이와 쌍벽을 이루는 중국 최대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롯데면세점은 29일부터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설화수 매장을 시작으로 연내 10대를 서울 시내점에 설치할 계획이다. 알리페이의 ‘스마일 투 페이’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서비스를 도입한 후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점유율 54%를 차지하고 있고, ‘스마일 투 페이’는 중국 내 300개가 넘는 도시에서 사용되고 있다.
본 결제 시스템은 알리바바 전자결재 어플인 알리페이에 들어가 ‘스마일 투 페이’를 누른 뒤 얼굴 사진을 등록 후 사용 가능하다. 얼굴인식 장치 앞에 서기만 하면 결제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롯데면세점 역시 신세계면세점과 마찬가지로 10초 이내의 빠른 결제를 강조한다.
롯데면세점 측은 “중국 고객의 결재 보안성과 편리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3D 얼굴 인식 기술을 적용해 위조 여부는 물론, 실제 얼굴과 사진을 구별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가발이나 안경을 써도 등록된 얼굴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여러 명 가운데 섞여 있더라도 결제할 사람의 얼굴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업계가 이처럼 경쟁적으로 중국인을 겨냥해 안면인식 결제를 내놓고 있지만, 흥행 여부는 지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얼굴인식 결제 수단이 다양한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용률이 높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신상 정보 유출이나 인식 기기의 불편함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