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오늘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을 진행했다. 오 원내대표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역설하고, 지금의 정부와 국회 상황을 비판하며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선 과거의 낡은 해법에서 벗어나 더 책임 있는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논평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먼저 우리나라의 경제 현황에 대한 위기의식에는 동의한다.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이라고는 하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를 타개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에는 동의할 지점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법으로 소득 주도 성장론을 폐기하라거나 최저임금 인상을 포퓰리즘이라 깎아내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지금의 경제정책이 뿌리내려 그 효과를 기대하기 전에 흔들어놓고, 이미 실패한 과거의 경제정책을 답습하겠다는 것은 낡은 보수에 머무르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노동개혁특별위원회의 설치는 잘못된 해법이다. 지금의 복잡하게 얽힌 경제문제를 단순히 노동자의 목을 더 조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노동자 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등 여러 주체가 함께 나서서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를 풀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재정확장 방침도 반대했는데, 이는 IMF와 OECD 등 국제적으로도 권고된 사안이다. 아무런 대안 없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흔드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대변인은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되살리는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는 지적에 적극 동의한다. 특히 정시비율 조정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갈팡질팡하는 것이 가장 문제라는 의견에 공감한다. 입시제도는 겨우 작년에 개혁의 방향을 정했고, 이제야 개혁의 발걸음을 내디뎠는데 정부가 뒷걸음질치며 국민을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신환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의 핵심을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고,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 했다. 정의당은 이러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가 검찰개혁을 이야기 하면서, 공수처법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자당의 의원이 내놓은 공수처 법안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공수처는 검찰의 무소불위한 권력을 통제하는 개혁의 핵심이며, 오히려 기소권을 더욱 강화해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한다. 오 원내대표가 우려하는 부분은 바른미래당이 제안한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면 불식시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견은 국회 테이블을 통해 논의하고 정리할 문제이지, 무조건 반대해선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오늘 연설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장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을 국회의원 자유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설득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다. 이미 여야4당이 패스트트랙 공조를 통해 합의한 사안에 어깃장을 놓으며 결국 선거제 개혁 무산에 동참하겠다는 심산인가. 지금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어디에 서있는지, 누구와 같이 서있는지 직시하길 바란다”며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새로운 보수를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 점은 응원한다. 어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과 저주의 연설에 비추어보면 그나마 품격있고 한걸음 진전된 보수의 모습이라 평가한다. 국민께 약속한 개혁보수로서 무엇을 했는지 되짚어보고, 국회의 개혁에 함께 힘을 싣기를 당부한다”고 당부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