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편의점에서 11월 11일 ‘빼빼로데이’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와 함께 ‘대목’이라 불릴 만큼, 매출이 쏠쏠했는데 올해는 시들하네요.”
11일 전북 전주대학교 앞에 자리한 편의점주의 고백이다.
실제, 이날 기자가 찾은 편의점 풍경은 빼빼로데이를 기념한 이벤트 홍보문구와 선물세트로 매장 입구부터 가득 찼던 예년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편의점업계에서 빼빼로데이는 2월14일 밸런타인데이, 3월14일 화이트데이와 함께 ‘편의점 3대 행사 이벤트’로, 공격적 마케팅에 열을 올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 바람이 불면서 빼빼로 행사도 크게 축소된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롯데제과 제품인 빼빼로가 일본 글리코사의 ‘포키’를 벤치마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막대과자 모양을 본 따 만든 기념일 마케팅 빼빼로데이도 유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예년 같으면 편의점 입구부터 계산대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빼빼로데이 마케팅 상품 진열대가 가득 채웠던데 반해 올해는 일부 학교 상권을 제외한 대부분 편의점에서 빼빼로 선물세트는 구색 맞추는 수준에 머물렀다.
전주시 효자동의 한 편의점주는 “빼빼로데이에 관련 상품 매출이 컸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품만 내놓았다”면서, 그마저도 다 팔릴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빼빼로데이의 인기가 시들해 진 틈을 타고 가래떡데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빼빼로데이로만 알고 있는 11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인 동시에 가래떡 데이로, 전국 농협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쌀 농가를 위해 가래떡 선물 확산 캠페인을 전개했다.
전북농협(본부장 유재도)은 이날 농업인의 날을 맞아 쌀 소비 촉진을 위해 NH농협은행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가래떡을 나누는 가래떡데이 행사를 가졌다.
이날 전북농협은 젊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막대과자 대신 농업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가래떡을 선물하는 날로 기념하자는 캠페인도 같이 진행했다.
유재도 본부장은 “매년 줄어드는 쌀 소비로 농업인과 농촌의 걱정이 많다”며 “젊은 세대에도 가래떡데이가 빼빼로데이의 인기를 넘어서 우리 쌀 소비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11일은 한자 ‘십(十)’과 ‘일(一)’이 두 번 겹치는 날로, 두 한자를 합치면 ‘흙토(土)’가 만들어져, 1996년부터 점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