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니덤 라이엇 게임즈 글로벌 e스포츠 총괄은 최근 ‘2019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국가 대항전 형식의 국제 대회 개최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롤의 모든 국제대항전은 리그 대항전 형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처럼 각 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이 출전해 한 해 최고의 팀을 가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UCL의 인기도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에는 미치지 못한다. 존 니덤 총괄도 이러한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국가대항전이 더 많은 팬덤을 불러일으킬 구조의 경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우리 역시 이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현재로서 밝힐 내용은 없지만 분명히 우리의 레이더 안에 있는 주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 대항전이 가까운 시일 내 치러질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 흥미 요소와는 별개로 국가 대항전이 출범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많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리그 수준이 상향평준화 됐지만 국가 간의 격차는 여전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롤드컵 8강 진출 팀 가운데 한국 국적을 가진 선수는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국적을 가진 선수들이 두 번째로 많았는데 8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준우승팀을 배출하는 등 세 팀을 8강에 올린 유럽의 경우엔 국적이 저마다 달랐다. 덴마크 국적이 4명, 스웨덴 국적을 가진 선수는 3명으로 팀(5명)을 꾸리기조차 벅찼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대항전이 치러질 경우 자칫 국가 간 전력차가 뚜렷해 흥미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
국가 대항전을 시즌 어느 즈음에 치를지 정하기도 쉽지 않다.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월드컵의 형식을 롤 e스포츠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e스포츠는 게임 종목의 인기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롤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4년에 한 번씩 대규모 국제대회를 열기엔 부담이 크다. 국제 대회를 활용해 게임 수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치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하지만 현재도 선수들은 라이엇 측의 국제무대 일정에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스프링 시즌 종료 뒤 열리는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리프트 라이벌즈가 컨디션 관리에 문제점을 야기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제 대회 몇 개를 폐지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법 하지만, 국가 대표간 스크림 등 리그 외적인 훈련이 발생할 경우 선수들의 혹사도 우려된다.
니덤 총괄 역시 “스케줄이 매우 타이트한 것이 문제다. 국가 대표팀을 구성하고 연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국가 대항전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