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세연(47)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17일 밝히면서 한국당 해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에 당선된 당내 최연소 3선 의원이다. 당내에서 3선 의원 중 불출마를 공식화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면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면서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 당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시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정당지지율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다. 엊그제는 정당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 배로 벌어졌다”면서 “이것이 현실이다. 감수성이 없다. 공감능력이 없다. 그러니 소통능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 용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도 “서로 (물러나라고)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과 부산시당위원장이다.
김 의원 부친은 고(故) 김진재 전 의원으로 이 지역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장인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