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케이크 10만원”…호텔가, 초고가 마케팅 ‘딴세상’

“크리스마스 케이크 10만원”…호텔가, 초고가 마케팅 ‘딴세상’

기사승인 2019-11-26 04:00:00

호텔업계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잇따라 프리미엄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1년 중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대목’이다. 다른 달과 비교해, 많게는 3배에서 4배가량 케이크 매출이 뛴다. 비싼 것은 10만원에 육박하지만, 20‧30세대의 SNS 트렌드와 맞물리며 특급호텔 케이크의 수요는 증가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JW 메리어트 서울은 최대 10만원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내놨다. ‘화이트 초콜릿 베리 박스’, ‘윈터 스트로베리 쇼트’, ‘산타 무스’ 등 총 13종의 케이크 셀렉션을 선보였다. 호텔 측은 “호텔 페이스트리를 총괄하는 츠츠이 미츠미 셰프와 컬리너리 팀이 제작했다”며 “가격은 2만7000원부터 10만원 사이로 다양하다”라고 소개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고메샵 ‘더 델리’의 케이크 가격도 만만치 않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그니처 케이크로 선보인 ‘산타의 캐빈 케이크(Santa’s Cabin Cake)’를 올해 9만원에 판매한다. 케이크 위에 통나무집과 산타 등 여러 장식을 꾸며 SNS를 즐기는 젊은 층의 시선을 공략한 것이 특징이다. 맛과 가격은 둘째 치더라도, 시각적 비주얼에 비중을 둔 셈.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베이커리 ‘그랜드 델리’는 연말 케이크 수요 증가에 힘입어 홈파티 메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했다. 호텔 관계자는 “SNS 인증을 위해 맛도 맛이지만 특별하거나, 예쁜 케이크를 찾는 젊은 고객이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라호텔은 올해도 ‘화이트 홀리데이 트리 케이크’를 판매한다. 2006년 첫 출시한 이후, 서울신라호텔의 ‘망고 빙수’와 함께 호텔의 대표적인 디저트 메뉴로 자리 잡았다. 케이크는 다음달 1일부터 25일까지 판매하며, 3일 전 예약해야 구매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작년보다 2000원 가량 오른 7만9000원이다. 

이외에도 4만원~6만원대 사이의 케이크가 줄을 이룬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크리스마스 한정 케이크’ 9종을 다음달 2일부터 31일까지 판매한다. 특히, 올해는 얇은 초콜릿 돔으로 감싸 속이 보이지 않는 케이크를 나무망치로 부숴먹는 독특한 케이크 2종을 추가했다고 호텔 측은 강조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도 크리스마스 한정 케이크를 선보인다. 라즈베리 바닐라 케이크, 부쉬 드 노엘, 딸기 생크림 케이크 등 세 가지다. 부쉬 드 노엘은 3만3000원, 라즈베리 바닐라 케이크과 딸기 생크림 케이크는 각각 4만원이다. 

‘호캉스’ 트렌드가 대중화하며 2030세대에게 호텔 문턱이 낮아진데 따른 변화다. 여름철에는 빙수, 가을철에는 애프터눈 티 등 시즌별로 호텔 식음업장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업계는 최근 ‘스몰럭셔리’(비교적 저렴한 명품 소비재)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디저트를 내놓는데 주력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선 지나친 고가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작은 명품’을 구매하며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스몰 럭셔리’ 현상이 호텔 디저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가격 상승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아.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등의 모습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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