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은 내년을 이야기했다

유상철 감독은 내년을 이야기했다

기사승인 2019-12-01 06:00:00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죠.”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30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경남 FC와의 38라운드 최종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34로 리그 10위를 지킨 인천은 1부 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유 감독과 인천 선수단, 팬이 합작해 만든 드라마였다. 

유 감독은 최근 췌장암 투병 사실을 밝혔다. 휴식과 치료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유 감독은 인천을 1부에 잔류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꿋꿋이 훈련장에 나섰다. 

선수단도 잔류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24일 상무에게 2-0 완승을 거두며 유 감독에게 홈경기 첫 승을 안기더니 경남전에서도 상대의 파상공세를 극복하며 끝끝내 잔류했다.

서포터즈의 응원도 빛났다. 이날 창원축구센터에는 1000여 명에 가까운 인천 팬들이 운집했다. 인천 구단과 선수들이 손을 모아 버스 16대를 대절해 대규모 원정단을 꾸렸다. 추운 날씨에도 인천 팬들은 목이 터져라 선수들을 응원했다. 잔류가 확정된 뒤에는 얼싸안고 울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유 감독은 “부담스러운 원정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잔류 의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원정 경기가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많은 인천 팬이 와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유 감독은 잔류가 확정된 뒤 팬들과의 약속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 역시 인천의 지휘봉을 잡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인천은 잔류를 위한 싸움이 매 시즌 반복된다. 내년만큼은 이런 것이 반복되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준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병마와 싸워 기필코 이겨내겠다는 그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시즌을 마친 유 감독은 이제 홀로 길고 힘겨운 싸움을 떠난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유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말에는 힘과 확신이 있었다. 

유 감독은 “어떤 결과와 기적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다만 (완쾌 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갖고 힘든 싸움을 이겨내겠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다짐했다.

창원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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