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속았습니다”…대학생 울린 신입사원 공고문

“그들도 속았습니다”…대학생 울린 신입사원 공고문

기사승인 2019-12-17 11:10:51

“경력·나이 무관 월 300이상 보장”

대구지역 한 대학 캠퍼스 게시판에 붙여진 공고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에브리타임에는 ‘와 이거 누가 기획했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중도(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어있어 ‘뭐지?’ 싶어서 QR 찍어봤는데 소름 돋았다”라며 “만든 사람 칭찬합니다. 덕분에 관심 갖게 되었네요”라는 글과 함께 공고문 사진을 첨부했다. 현재 이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다.

공고문은 신입사원을 모집하는 글이다. 그러나 다소 파격적인 지원자격과 급여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고용주는 경력이나 학력, 나이는 ‘무관’이라면서도 급여는 무려 월 300만원 이상을 약속하고 있다. 공고문 끝에는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원서작성 및 상세요강은 QR코드를 찍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취준생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던 공고문에는 전혀 뜻밖의 반전이 숨어있었다. 공고문 속 QR코드를 찍자 소녀상이 그려진 위안부 강제징용에 관한 포스터가 나왔다.

포스터에는 “1930년, 그들도 속았습니다. 조선인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된 방식은 취업 사기로 인한 유괴, 인신매매 등 ‘명백한 강제징용’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실, 과거는 기억하지 않으면 되풀이됩니다”라는 가슴 뭉클한 문구가 나왔다.

이 공고문은 언론광고학부 4학년 학생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가톨릭대 관계자는 “대회나 과제 등 학생 개인의 커리어를 위한 작품이 아니라 순수하게 학생들에게 위안부의 문제를 알리기 위하 만든 작품으로 알고 있다”며 “공고문을 본 학생들이 개인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는 등 학교 안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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