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은 유통업계가 ‘홈파티’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가 확산하며, 거창한 송년모임보다 집에서 소소하게 분위기를 내려는 ‘홈파티족’이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백화점, 마트, 호텔 등 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할인 행사와 제품들을 선보이며 지갑 열기에 나서고 있다.
1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홈파티족의 증가로 소형가전, 인테리어 소품, 식기 등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이 이달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리빙 상품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식기, 요리도구, 인테리어 소품, 와인잔 세트 등이 30%에서 최고 50%가량 뛰었고, 소형가전은 67.1%가량 늘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판 상품도 인기라고 백화점 측은 전했다. 현대리바트가 판매 중인 미국 키친 홈퍼니싱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의 ‘크리스마스 컬렉션’은 매년 판매 제품의 70% 이상이 크리스마스 1주일 전에 완판되고 있다. 올해에도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접시인 ‘트와이즈 트리 플래터 등의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크리스마스 3주전인 지난 5일 완판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연말 분위기를 내는 소품으로 집을 꾸미고, 파티용 음식을 손수 준비해 파티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인증샷을 찍기 위해 독특한 디자인과 프리미엄 상품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대형마트 업계에도 홈파티족 고객을 겨냥한 경쟁이 치열하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1일까지 약 20억원 규모의 ‘연말 홈파티 먹거리’ 행사를 진행했다.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1.8kg 치킨과 홈파티 초밥세트, 와인 등을 선보였다. 실제로 연말이 되면 대형마트에서도 홈파티와 관련된 홈 데코 용품, 주류, 간편히 요리할 수 있는 HMR 상품군의 매출이 늘어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홈파티와 관련된 캔들, 디퓨저 상품군의 매출이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26.3% 늘었다. 스파클링 와인의 매출은 45.9%, 패스트푸드 HMR(가정식 대체상품) 의 매출은 5.1% 늘었다. 롯데마트는 오는 25일까지 ‘연말 맞이 홈파티 페스티벌’을 열고 킹크랩, 연어, 와인, HMR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는다.
홈플러스도 오는 19일까지 ‘홈파티 특별 기획전’을 열고 맞불을 놨다. 신선식품부터 케이크, 주류, 플레이팅을 위한 식기까지 총 1000여 종의 홈파티 상품을 준비했다고 홈플러스는 강조했다. 두마리 프라이드 치킨 9990원 등 랍스터와 호주산 안심, 세계맥주를 대폭할인하는 ‘빅딜가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업계도 홈파티족을 겨냥해 테이크아웃 요리와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호텔 셰프가 직접 조리한 칠면조 요리를 1시간가량 보온이 가능한 테이크아웃용 박스에 포장해 판매한다. 파크하얏트서울은 파스타 소스, 고급 치즈와 햄 등으로 구성한 ‘크리스마스 파티 세트’를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인들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홈파티가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홈파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1인 가구 증가와 주 52시간제 시행 등으로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