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눈에 안 들어와요"...산만하고 느린 아이, 학습장애일까

"책이 눈에 안 들어와요"...산만하고 느린 아이, 학습장애일까

학습장애 80%는 지능 외적 문제..."원인 파악 우선돼야"

기사승인 2019-12-28 03:00:00

#학부모 A씨는 요즘 초등학교 2학년짜리 아들과 관련한 고민이 많다. 그는 "배우고 이해하는 속도가 또래보다 느린 아이라 걱정이 된다. 내려놓고 이해해줘야되는 걸 알면서도 집중도 못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면 답답한 마음에 자꾸 아이를 다그치게 된다"며 "방학 때 선행학습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이된다"고 토로했다. 

겨울방학 시즌이 다가왔다. 겨울방학은 기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야외활동도 많지 않기 때문에 치료의 기회로 삼거나 생활습관을 교정하기에 좋은 시기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의 학습문제와 생활습관 등 미뤘던 문제를 두루 점검해보면 어떨까.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학습저하의 원인과 그 해결법을 짚어봤다.  

◇학습장애, 원인부터 파악해야

일반적으로 전체 아동 및 청소년 중 20%가 학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학습장애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큰 문제 중의 하나다.

다만, 실제 낮은 IQ 때문에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는 20% 미만이며, 나머지 80% 가량은 주의집중력, 학습전략, 시험불안, 학교적응 및 사회성 등의 문제가 학습능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습문제는 크게 세 가지 원인에 의해서 비롯된다. 지능 저하와 같은 인지적인 능력의 부족, 우울증 및 학교 부적응과 같은 심리 환경적 원인, 읽기ㆍ쓰기ㆍ셈하기와 같이 학습과 직결되는 특정 뇌기능의 장애가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학습문제는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거나, 요구되는 학습 수준이나 양이 증가하는 시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들은 아동의 학습문제가 어떤 원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동의 인지적인 능력 수준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면담 및 컴퓨터 시스템을 통한 IQ, 주의집중력, 학습능력, 기억력, 문제해결능력, 전두엽기능 등과 같이 학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인지기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 불안 및 우울감, 학습관련 스트레스, 자신감과 같은 정서적인 부분과, 학교 환경, 또래관계, 부모와의 관계 및 기타 학습 환경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아동 및 청소년의 기질적 특성과 습관과 신체적, 영양학적 평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학습부진의 원인을 파악한 후에는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를 통해 주의집중력, 우울감, 불안감, 충동성 등을 개선할 수 있으며, 뉴로바이오피드백과 스트레스 관리 훈련을 통해 아동의 학습 관련 불안 및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며 "자신감 결여와 학교적응문제가 원인인 경우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지 및 정서치료가 효과적이다. 부모자녀 관계가 학습 문제의 원인일 경우에는 가족치료, 아동의 개별 놀이 및 면담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영상 시청은 금물, 다양한 활동으로 뇌 자극해야

요즘 아이들은 TV나 스마트폰의 영상콘텐츠가 익숙한 세대다. 하지만 과도한 영상시청은 학습이나 뇌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학습 장애나, 소아 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TV나 스마트폰의 영상을 보는 동안에는 우리 뇌가 정신적인 자극이나 감각에 둔감해지곤 한다. 독서 할 때의 뇌와 비교해보면 훨씬 더 수동적인 양상이다. 이러한 상태는 영상시청을 마친 후에도 장시간 계속되며, 영상에 몰두하는 아이들 일수록 독서나 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에 덜 참여하게 된다. 영상 시청 시간은 비만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 시청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비만 발생률이 2%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어린 아이들이 혼자 폐쇄적인 공간에서 영상을 보도록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이는 위험이 노출된 곳에 무방비로 놔두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유아기에는 TV와 스마트폰 같은 매체보다는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대화, 스킨십 등이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아이들의 TV나 스마트폰 시청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영상을 보면서 프로그램이나 장면에 대해서 함께 얘기를 나누며 아이들의 표현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고학년이면 뉴스 같은 시사프로그램을 같이 보는 것도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가족이 함께 규칙적인 영상 시청 시간 계획을 세워 시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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