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쑥 같이 생긴 채소 ‘쑥갓’

[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쑥 같이 생긴 채소 ‘쑥갓’

기사승인 2020-01-10 09:40:19

생선으로 탕을 끓인 요리나, 매운 맛이 특징인 ‘공주칼국수’에 곁들여 나오는 채소인 쑥갓은 ‘쑥 같이 생겼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한약명은 동호(茼蒿)인데 같을 동(同)에 풀 초(艹)가 있는 동(茼)에 쑥 호(茼)를 쓴다. 도라지목 국화과 1-2년생 식물(桔梗目菊科植物)인 쑥갓은 중국에서는 궁중에서도 인기가 높아서 황제가 즐겨먹는 채소, 황제채(皇帝菜)라고도 불렸다. 쑥갓의 다른 이름인 호국(蒿菊)은 쑥의 맑은 기운과 국화의 달콤한 향을 모두 지닌 채소임을 나타낸다.
「茼蒿有蒿之清气 菊之甘香」

명나라 때 이시진이 저술한 한의학서인 《본초강목》에 쑥갓의 이름에 대한 유래를 ‘쑥의 일종인 봉호(蓬蒿)와 닮아서 동호(茼蒿)라고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茼蒿一名的來源,明朝李時珍本草綱目茼蒿一條下之釋名指其別名為蓬蒿,且形氣同乎蓬蒿,故名」 

봄에 국화를 닮은 노란 꽃을 피운다하여 춘국(春菊)이라고도 하며, 국화채(菊花菜), 동자호(冬子蒿)라고도 불린다. 유럽에서는 식용뿐 아니라 관상용으로 정원에 많이 심어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이기도 하다.

1712년에 저술된 일본의 문헌인 《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圖會)》에 쑥갓을 고려국(高麗菊)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 도래된 시기는 조선 초기 이전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사료에 쑥갓은 조선 전기에 최세진(1473~1542년)이 편찬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천연 항스타민제 채소라고도 불리는 쑥갓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비타민A의 경우 하루 120g을 섭취하면 일일필요량을 충족 할 수 있다. 세포의 재생과 성장에 관련된 비타민 B2 또한 많은 양이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쑥갓에는 비타민뿐 아니라 칼슘,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 함유량도 높아서 인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히스타민의 과다 분비를 막아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쑥갓에 함유된 풍부한 철분은 빈혈을 예방하고 항산화 물질을 활성화시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또한 쑥갓에는 글루타민과 아스파라긴이 함유되어 있어 과음으로 인한 주독을 푸는 효과도 있다.

한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정신을 안정시키고, 비위에 영양을 공급하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장 기능을 이롭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本草綱目》:「安心氣、養脾胃、消痰飲、利腸胃」 

이는 위에서 살펴본 쑥갓의 현대 영양학적 효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추운 겨울 자칫 잃기 쉬운 입맛을 향과 맛, 영양이 좋은 쑥갓으로 살려보면 어떨까?

박용준(묵림한의원 원장/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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