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KBS2 ‘거리의 만찬’ 시즌2 MC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제작진은 깊은 고심에 빠졌다.
KBS 측은 6일 낸 공식입장에서 “김용민 씨가 자진 하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저희 제작진도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시즌2 제작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거리의 만찬’ 시즌2는 오는 16일 첫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경우에 따라 제작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2018년 시작한 ‘거리의 만찬’은 지난달 19일 시즌1을 마무리한 뒤, 최근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 신현준과 김용민을 차기 MC로 발탁했다.
그러나 앞서 양희은·박미선·이지혜 등 여성 MC들의 시선으로 시사 이슈를 다뤄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이 개편과 함께 남성 MC를 기용한 것을 두고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히 김용민은 과거 여러 차례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인 바 있어 더욱 비판 받았다.
제작진은 MC 교체 배경에 대해 “시청률 경쟁을 비롯한 대내외적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저희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시도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제작진은 오랜 고심 끝에 자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모든 의견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KBS시청자위원회(위원장 이창현)도 이날 KBS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특별위원회를 열고 공영방송에 부합하는 제작현장의 성인지 감수성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윤옥 위원은 이 자리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 진행자와 패널 전체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 진행자를 전원 교체하고, 논란이 많은 남성 진행자를 기용하려고 한 시도를 보고, 제작 현장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은 “시청자위원회 특별위원회에서 제작진이 진행자의 자진사퇴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렸지만 만시지탄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앞으로 KBS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을 할 때 경각심을 갖고 더욱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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