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질 기미 없는 유리천장… “여성 노동 무시 마세요”

나아질 기미 없는 유리천장… “여성 노동 무시 마세요”

“여성 노동력 부수적인 것 취급 분노”

기사승인 2020-02-07 12:46:47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노동 현장의 지긋지긋한 성차별, 여성들이 일어섰다. 

7일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여성파업 선포식’을 열었다. 집회는 성별간 임금 격차와 직장 내 성차별적 문화 개선을 촉구하자는 취지다. 

사회를 맡은 이편 민우회 활동가는 “세상에 절반은 여성”이라며 파업을 통해 목소리를 내면 성차별 구조에 대항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순영 시간제 초등돌봄전담사는 여성 일자리의 질적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무급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지난해 226일간 파업을 진행했다”며 “시간제 돌봄전담사는 당초 정부가 여성의 일·가정 양립과 경력단절여성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마련했던 일자리”라고 토로했다. 이어 “여성의 노동이 얼마나 저평가되고 있는지 알리는 방법은 여성들이 일을 멈추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4.6%로 나타났다. 이는 OECD 주요 34개 회원국 중 부끄러운 1위다. 고용노동부도 평균근속년수가 남성이 7.2년, 여성이 4.7년이라고 밝혔다. 또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상위 5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을 보면 2018년 국내 500대 기업의 전체 임원 1만4460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고작 3.6%인 518명에 불과했다.

김지혜 한국여성노동자회사무처장은 채용과 승진 단계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을 지적했다. 김 처장은 콜센터 근무 경험을 이야기하며 “면접장에서 여성에게는 가정이 있는지, 아이가 아플 때 출근할 수 있는지 묻지만 남성에게는 고객 응대를 잘 할 자신이 있는지, 실적에 욕심이 있는지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직원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관리자 직급으로 올라가면 대부분 남성 뿐이며 대표도 남성이다”라며 “이는 실적과 승진 기회를 남성에게만 몰아주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김하나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활동가는 여성 노동자에게만 강요되는 꾸밈노동을 비판했다. 김 활동가는 “여성은 조직에서 뛰어난 업무능력을 발휘해도, 그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기회가 부족다하”며 “여성의 외모만 가십거리로 소비되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출근할 때 화장을 하는 것이 예의라고 여겨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모윤숙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직장에서도 여성들이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 처장은 “회의 시작 전 다과 준비, 종료 후 자리 정리와 설거지는 여성인 직원들이 한다” “같은 직급의 직원이라도 사무실 청소, 비품 구매는 여성이 한다” 등 그동안 활동하며 접한 제보 사례를 나열하며 “여성들은 누군가의 수발을 들고 보조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역할 고정관념이 직장에서 여성의 노동력을 부수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우회의 3시 STOP 여성파업은 다음달 6일 오후 3시 광화문 광장과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이달 한 달 동안에는 개별파업이 열린다. 개별파업은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부당 노동을 거부한다는 취지. 주별 주제는 ▲1주차 감정노동 파업 ▲2주차 꾸밈노동 파업 ▲3주차 독박 가사·돌봄노동 파업 ▲여성 노동자 연대 등이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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