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한국 보수, 봉준호 감독 블랙리스트 올려놓더니 이제와 숟가락 얹으려”

진중권 “한국 보수, 봉준호 감독 블랙리스트 올려놓더니 이제와 숟가락 얹으려”

기사승인 2020-02-12 10:42:48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한국의 보수, 절망적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CJ 이미경 부회장은 자리에서 끌어내려 미국으로 망명 보냈던 분들 아닌가요? 세상에, 자본가를 탄압하는 보수정권은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그랬던 분들이 이제 와서 봉준호 감독의 쾌거에 숟가락 올려놓으려 하다니, 얼굴도 참 두터우십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게다가 그 방식이 생가복원. 정확히 박정희 우상화하던 방식이죠. 행여 이 소식이 외신으로 나가면, 문화강국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겠죠. 이 분들, 마인드가 딱 70년대에 가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달력을 쓴다고 모두가 똑같은 시대를 사는 건 아닙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블랙리스트, 그거 솔직히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거였습니다. ‘좌파’ 스피커들 입 막겠다고 한 짓일 텐데, 어차피 좌파 중에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은 이미 시장에서 혼자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작업하려고 굳이 정부에 손 벌릴 일이 없는 사람들이죠. 나 역시 전혀 피해가 없었습니다. 딱 한 번, 무슨 해외번역 사업인가? 내가 신청한 것도 아니고, 그쪽에서 먼저 하겠다고 제안이 왔다가 취소된 적이 있는데, 그게 그거인지 모르겠네요. 연극이나 독립영화, 조그만 예술실험을 하는 애먼 사람들만 피해를 입은 거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그 지원금이란 쥐꼬리만한 데 그걸로 무슨 타격을 주겠다는 건지. 그 짓을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높은 분들이 시키니까 공무원들이 대충 떠오르는 대로 죄목을 적어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려 좌파들에게 훈장만 준 셈이 됐지요. 솔직히 블랙리스트로 거의 피해본 게 없는데, ‘블랙리스트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잖아요. 별로 희생한 것도 없이 이런 영예를 누려도 되나, 미안해서 반납하려고 해도, 이게 반납할 수 있는 훈장도 아니잖아요”라고 전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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