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한 3번 환자, '코로나19 숨긴 것 아냐'... 에이즈치료제 효과봤다

퇴원한 3번 환자, '코로나19 숨긴 것 아냐'... 에이즈치료제 효과봤다

명지병원 ,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서 밝혀

기사승인 2020-02-12 16:27:2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3번 환자분은  본인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일줄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러 숨긴 것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억울해 했다."

12일 오후 2시 명지병원 농천홀에서 개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에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3번 환자분은 본인이 스스로 보건소에 연락해 검진을 받은 환자라는 것이 실질 팩트"라며 이같이 전했다.

3번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자로 지난달 20일 일시 귀국했다. 귀국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러자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증상을 느껴 25일 1339로 신고했다가 다음날인 26일 확진 환자로 확인돼 명지병원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6번과 28번 환자를 직접 접촉해 2차 감염을 일으켰고,  이는 10, 11,21번 환자에 3차 감염을 야기해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3번 환자를 진료한  명지병원 의료진은 환자가 부정적인 여론을 전해듣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은  TV, 인터넷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했지만, 주변 지인들의 연락을 통해 간간히 상황을 전해들었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환자를 보호하는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이 환자는 본인이 우한에서 왔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연휴를 앞두고 본인이 자기 발로 보건소를 찾아 기준을 확인하고 검사를 받은 뒤 확진된 상황이다. 자진해서 검사를 했는데 일부러 병을 숨긴 것처럼 바취진 것에 대해 상당히 억울해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입원 중 환자에게  가능하면 인터넷이나 TV 시청을 하지 않도록 권했다. 다만 사업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휴대폰을 사용했는데 친구나 친지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상황을 알고 계신다. 외부에 노출이 안됐었기 때문에 퇴원 후 충격이 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중 폐렴 소견을 보이는 고위험군에게 초기부터 에이즈 치료제인 항HIV제제(칼레트라)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3번 환자의 치료과정을 상세히 추적한 결과다.

입원 초기 3번 환자는 발열, 마른기침을 보였으나 호흡곤란, 흉통과 같은 심각한 호흡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입원 16일째 시행한 CT소견에서 폐렴이 진단됐다.  

병원에 따르면, 초기에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했으며, 폐렴 진단 후 입원 8일째부터 항HIV제제인 칼레트라를 투여하면서 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qRT-PCR)을 이용해 상대적인 바이러스 검출량을 측정했다.바이러스 변화는 1일 단위로 추적했다. 3번 환자는 칼레트라 하루 2회 복용했다.

이 결과 3번 환자는 칼레트라 투여 후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해 낮은 수치로 유지되고 폐렴증세도 호전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임재균 명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페렴의 고위험군(고령 또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은 초기부터 칼레트라를 투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이의 임상적인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강원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주 초기 단계고 환자 수도 적기 떄문에 칼레트라를 쓴 환자가 몇몇 있지만 통계적인 의미를 갖기가 어렵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폐렴이 있는 케이스에서 칼레트라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라며 "현 시점에서 특별한 약없는 상황에서 칼레트라가 의미있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환자가 중증인 경우에는 사용해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칼레트라를 투약, 1일 간격으로 바이러스 변화 수치를 연구한 논문은 이번 이 세계 최초다. 해당 논문은 12일 대한의학회가 발표하는 국제학술지(JKMS)에 게재된다.

한편, 3번 환자는 완치 판정을 받고 이날 오후 1시 30분 퇴원했다. 17번 환자(37세 남성, 한국인)도 이날 오후 퇴원할 예정이다. 이 병원에 입원한 신종코로나 환자는 3, 17, 28번 3명이었다. 나머지 28번 환자(30세 여성, 중국인)는 현재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전날인 11일 PCR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잠복기가 이례적으로 긴 케이스일 가능성이 있어 한동한 추적관찰한다는 방침이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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