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나꼼수 10년의 세뇌를 받은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렇게 외칩니다.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이게 모두 문재인 덕이야.’ 과거의 비판적 시민들이 지금은 우리 이니 씹으면 꿀오소리가 되어 무덤까지라도 쫓아가 혼내주겠다고 벼르는 추적군중이 되어 버렸죠. 잘들 하는 짓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열성적 지지층은 지난 10년 동안 나꼼수, 혹은 그와 비슷한 매체나 컨텐츠의 폭격을 받아 의식이 초토화된 상태입니다. 나꼼수가 정당의 지지자들을 ‘팬덤’과 같은 것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스타에 대한 팬의 사랑은 원래 맹목적인 겁니다. 그 프레임을 그대로 정치로 가져오면, 피곤한 일이 발생하죠.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는 위험하거든요. 그런데도 민주당에서는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그 동안 그걸 방치 내지 조장해 왔죠. 2012년 총선을 망치고도 맹목적 추종자들의 존재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소중한 ‘자산’으로 여겨왔던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1년인가? 그때 처음 나꼼수의 위험성을 경고했지요. 곽노현 사건 때나꼼수의 인기를 배경으로 ‘우리 편이면 무조건 덮어줘야 한다.’는 털보철학이 처음으로 대중의 의식 속에 주입됐습니다. 그후 그게 아예 진보의 윤리코드가 됐죠. 나꼼수 멤버들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됐을 때에는 그거 쉴드 친다고 제 가슴 사진 찍어 보낸 여성들도 있었죠. 한편, 정봉주 구속되던 날 수천 명의 지지자가 환송한다고 우르르 서초동 검찰청으로 몰려간 일 있었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때 이미 예고되어 있었던 겁니다. 그게 조국 사태를 만나 그대로 반복된 거죠. (정봉주는 그 전에 먼저 ‘미투’에 걸렸고.)”라고 설명을 이어 갔다.
진 전 교수는 “윤리만 망가뜨린 게 아닙니다. ‘무학의 통찰’이라나? 상식적으로 무지에서 무슨 통찰이 나옵니까? 배우지 않은 통찰이라면 타고나는 수밖에 없죠. 그러니 이 비합리적 인식기관을 가진 이는, 범인과 구별되는 교주같은 존재가 되는 겁니다. 추종자들은 신도가 되구요. 거기에 이성이나 논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죠. 그렇게 10년 동안 교주 말에 반복적으로 세뇌를 당하면 신도들은 완전히 정신을 내려놓게 되는 거죠. 그래서 교주가 아주 작은 ‘넛지’를 주면 신도들은 달렐루야 외치며 교주가 암시한 방향으로 조건반사를 하게 되는 거구요. 그러니 이용해 먹기 얼마나 좋겠어요”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2018년 경향신문 인터뷰 때에도 이들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지요. 택도 없는 친문실세를 억지로 경기도지사 후보 만드느라, 이들 광신적 지지층이 난리를 쳤던 거 기억하실 겁니다. 어떤 얼빠진 소설가가 이상한 배우랑 남세스런 얘기까지 하면서 공격했던 거 아실 겁니다. 그때 제가 전해철한테 경고했습니다. 그 짓 하지 말라고. 정치인이라면 지지자들이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뜯어말려야지. 이 분, 자기가 나서서 고소를 합디다. 그때 정치인과 광신적 팬덤이 서로 위험한 관계를 맺는 전형적인 방식이 만들어진 거죠. 이제는 그게 일반화했습니다. 정봉주 보세요”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지층이 ‘팬덤화’했다 해도 과거에는 그런대로 봐줄 만 했습니다. 그때는 민주당이 아직 야당이었으니까요. 그들이 권력에 대항해 싸우는 동안에는 그 전투력으로 다소 주위에서 말썽을 일으키더라도 그냥 참아줄 만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이들이 권력을 등에 업고 덤벼들면 주위 사람들 아주 피곤해 집니다. 권력의 친위대가 되어서 비판자들을 집단으로 공격해대니까요. 페이스북에 ‘좋아요’ 누르는 것도 달님을 절대존엄으로 생각하는 이들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이 극성스러운 자들이 그나마 정권에 호의를 가진 이들까지 등을 돌리게 하고 있지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뿐인가요? 얘들이 권리당원이니 뭐니 해서 당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니 의원들도 공천 받으려면 얘들 눈치를 봐야 해요. 그러니 당이나 정부가 잘못 해도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못 냅니다. 냈다가는 금태섭 의원 꼴이 나거든요. 얘들한테 잘 보이려면 무조건 친문실세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시키기 전에 미리 알아서 해야 해요. 그 결과 당의 피드백 시스템이 망가진 거죠. 당이 잘못된 길을 가도 제어가 안 돼요. 그래서 조국도 못 자른 겁니다. 지지율 뚝 떨어지고 광화문이 수십만이 모이니 마지못해 자른 거지. 저 사람들, 아직도 못 잘랐어요. 출구전략도 없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지자들이 저 모양이니, 그들로 둘러싸인 당도 현실감을 상실해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비판 칼럼 좀 썼다고 검찰에 고발을 하는 자살골을 넣는 거죠. 아마 광신적 지지자들은 환호할 겁니다. 견해를 논박하는 게 아니라, 그 견해를 가진 이의 존재를 없애버리는 게 그들의 방식이니까요. 팬덤 내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할지 몰라도,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황당하죠. ‘미쳤나?’ 지금 아무 생각 없어요. 40%만 가지고도 이길 수 있으니, 오직 극성스러운 지지층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겁니다. 정당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지방대 교수의 눈에도 빤히 보이는 자기 당의 문제를 못 봐요. 비극이죠”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 후유증, 오래 갈 겁니다. <옴진리교>에 관한 연구서를 보니, 한번 세뇌된 사람들은 치유가 불가능하답니다. 오랫 동안 설득하면 잠깐은 괜찮아진대요. 그러다가 누군가 새롭게 ‘넛지’를 주면, 바로 다시 세뇌된 상태로 돌아간답니다. 지지자들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놓고, 아무 걱정 안 해요. 옛날 노사모 회원들 생각해 보세요. 노무현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남의 사이트 들어갈 때에 지켜야 할 매너코드까지 만들어 실천했습니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직후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죠. ‘이제 여러분은 뭐 할 겁니까?’ 그때 그들은 일제히 이렇게 외쳤죠. ‘감시! 감시!’”라고 과거 살를 소개했다.
이어 “그리고 18년이 흘렀죠. 그때의 그 비판적 시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나꼼수 10년의 세뇌를 받은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렇게 외칩니다.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이게 모두 문재인 덕이야.’ 과거의 비판적 시민들이 지금은 우리 이니 씹으면 꿀오소리가 되어 무덤까지라도 쫓아가 혼내주겠다고 벼르는 추적군중이 되어 버렸죠. 잘들 하는 짓입니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당내에 이걸 문제로 보는 이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지식인이라는 자들은 이걸 말리기는커녕 외려 부추깁니다. 언제부터 ‘어용’이라는 말이 이 나라에서 명예가 됐나요? 심지어 거기 빌붙어 밥벌이를 하는 이들까지 있어요. 꼼진리교, 조순진리회, 문천지교. 이거 어쩔 겁니까? 인간들이 도대체 책임감이 없어요”라고 나꼼수 멤버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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