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렇게 기억돼야 한다”…피살여성 시신 공개에 분노

“그녀는 이렇게 기억돼야 한다”…피살여성 시신 공개에 분노

기사승인 2020-02-15 00:00:00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멕시코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여성의 시신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자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25세 여성 잉그리드 에스카미야가 칼에 찔려 살해됐다. 용의자로 체포된 사람은 에스카미야와 함께 살던 40대 남성이었다. 

멕시코에서는 하루 10건 꼴로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만연한 여성폭력과 당국의 무관심에 목소리를 높여온 이들은 또다시 무고한 여성이 희생되자 분노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멕시코 내에서 특히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용의자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는데, 처참하게 훼손된 에스카미야의 시신 사진을 일부 언론이 실은 것이다. 멕시코 대중지 파살라는 이튿날 1면에 ‘큐피드의 잘못이었다’라는 제목을 달아 에스카미야의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에스카미야의 처참한 시신 사진을 공개한 것도 모자라 사건을 단순한 치정극으로 치부하는 제목에 여론은 들끓었다. 당국까지 나서서 해당 언론을 비난하며 사진을 퍼뜨리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인터넷에서도 사진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에 성난 네티즌들은 ‘아름다운 사진’으로 맞섰다. 잉그리드 에스카미야를 검색하면 잔혹한 시신 사진 대신 꽃과 풍경, 나비, 고양이 등과 같은 사진이 전면에 등장하도록 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에스카미야의 이름을 해시태그로 걸고 추모의 메시지와 함께 아름다운 사진을 올린 게시물이 수천 건씩 올라오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해지는 풍경 사진과 함께 ‘누군가가 당신의 시신 사진을 검색할 때마다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길 원한다’고,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는 그녀를 이렇게 기억해야 한다. 우리 안의 분노로 우리는 꽃을 키우겠다’며 꽃을 배경으로 에스카미야의 초상화를 올렸다. 

멕시코 검찰은 살해 용의자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시신 사진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출동 경찰과 감식반 등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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