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응급실 전체 선별진료센터로… 모든 의심환자, 중랑구까지 오란 뜻인가요?”

“서울의료원, 응급실 전체 선별진료센터로… 모든 의심환자, 중랑구까지 오란 뜻인가요?”

기사승인 2020-02-18 08:54:32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이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인가요? 응급환자를 안받겠다니..... 모든 의심환자는 택시타고,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중랑구까지 오란 뜻인가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국립중앙의료원 기조실장으로 재직. 현재는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권용진 교수는 서울의료원은이지난달 31일 응급실 전체를 선별진료센터로 바꿨다는 내용을 접하고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지적했다.

권 교수는 “대단한 결단이 아니라, 매우 편리하고, 쉬운 결단을 했네요. 어떤 병원이든 수익보전만 해주면 다 응급실 닫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내 수익보전 해줄테니, 응급실 닫고 싶은 병원 손들어 보라고 해보시죠. 시장님!”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했다.

이어 “ 모든 의심환자는 택시타고,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중랑구까지 오란 뜻인가요? 그리고, 서울의료원 근처에는 가난한 사람도 많이 살고, 마땅히 갈 응급실도 없는데, 그 분들은 다 어디로 가란 뜻인가요?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응급환자도 진료하고, 의심환자도 진료하는 모든 병원을 응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의료원은 지난달 31일 응급실 전체를 선별진료센터로 바꿨다. 응급실 침상을 25개에서 9개로 줄여 간격을 넓히고, 곳곳에 음압장치를 설치해 격리병동처럼 만들었다. 의사 12명과 간호진이 방호복을 입고 3~4시간마다 교대하며 집중적으로 의심증상자들을 검사하고 선별하고 있다.

이어 권 교수는 “그 간,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 말을 아껴왔다”며 “지금도 알아서들 잘 준비하고 있겠지만, 메르스의 악몽이 떠올라 몇 자 적는다.(어쩌면 이미 다 하고 있는 것들일 수도 있다. 타국에서 기사만 보니 정확한 내용을 알 지 못하고 적는다. 읽는 분들이 감안해 주셨으면 한다.)”며 본인의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모두 동의하듯이 현재 상황은 지역사회 감염의 시작을 넘어선 확산단계로 봐야 할 것 같다. 29, 30번 환자가 갖는 의미이다.

2.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감기 증상만 보이지만 감염력을 가진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

3. 국가차원의 비상조치가 필요하다.
- 가장 중요한 비상조치는 유증상자의 강제격리이다.

- (강제격리)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열이 있는 모든 사람'은 외부활동을 금지하고 가정 내에서 강력히 격리해야 한다. 직장인과 학생은 병가를 사용하도록하고(직장과 학교는 보건관리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매일 전화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할 경우 정부와 비상연락망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인건비와 생활비를 보전하는 신고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취약계층관리) 취약계층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코로나19 발생 시군구의 독거노인들에 대한 전수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더라도 개인위생 관리가 어려운 가정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통반장 차원의 전수조사와 건강상태 관리 및 위생지원이 필요하다.

- (병원에서 감염의 예방) 모든 병의원의 외래진료 당분간 예약제로 운영해야 한다. 일단 전화로 예약하도록 하여 증상유무를 모니터링하고, 최소 10분이상 단위로 예약하도록 하여 병원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오는 사람들에 대한 감염관리는 지금도 잘 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반면, 대형병원의 경우 암환자 등 수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다른 동선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조하는 병의원에 대해 재정지원 계획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 어차피 평균적으로 지출되는 재정이 있으니, 정부 입장에서 너무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 (폐렴조기발견) 이미 병원에 입원한 폐렴환자들은 CT를 통해 바이러스성 폐렴여부를 가리고 있겠으나, 보험기준을 완화하여 폐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바이러스성 폐렴의 조기진단 및 변화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 (대량환자발생에 대비한 비상계획) 대량환자 발생에 대한 비상계획이 필요하다. 메르스 때도 국립중앙의료원은 병원전체를 비우고 대량환자 발생에 대비한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 보다 훨씬 많은 격리 공간이 필요하다.

4. (경기활성화) 유증상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 병원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증상이 없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주변에 증상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하늘에 맡겨야 한다. 조심은 해야하지만, 겁먹을 필요까지는 없다.

5. 앞으로 한달이 고비로 보인다. 중국이나 일본 크루즈선처럼 될 리는 없지만, 미국의 독감처럼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적극적인 조치와 교육을 기대한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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