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쿠키뉴스] 홍석원 기자 = 일요일인 23일 주일을 맞은 교회는 초입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오전 10시40분 대전 유성구 도안동의 한 교회에 출석하는 기자가 도착하자 전도사가 다가와 입구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바르도록 안내한 뒤 마스크를 건네주었다. 마스크를 끼면 왠지 예의없어 보여 안하고 간 것은 기우였다.
여지껏 단 한번의 교회 내 바이러스 감염도 없었다지만 걱정과 염려 때문인지 평소 신도들끼리 반갑게 나누던 악수가 사라졌다.
커피도 한잔 마시며 친교하던 모습은 간 데 없고 어색한 목례와 눈빛만 교환할 뿐이다.
대전지역 확진자가 3명으로 늘며 지역사회 감염을 염려하는 신도들의 작은 웅성거림이 고작이었다.
본당 입구 계단에 ‘신천지 OUT’이라는 경고문이 유독 눈에 띄는 가운데 예배실로 들어서자 가장 신도가 많은 2부 대예배시간임에도 참석한 교인은 눈에 띌 정도로 비어있었다.
평소 예배때의 절반에도 한참 못미치는 교인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교인은 교회 창립이래 가장 적은 인원이라고 한다.
강대상 옆의 성가대석이 텅 비어 특별찬양이 사라졌다. 비말로 코로나 전파를 우려해서 성가대는 상황이 끝날 때 까지 서지 않는다니 생소한 풍경인 것만은 확실했다.
다만 오케스트라와 밴드 연주자 몇몇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신도들이 예배 때 보통 5, 6명이 앉던 긴 의자도 1, 2명이 듬성듬성 앉아 있고 그나마 빈 줄도 많이 보였다.
담임목사는 “전 교인이 마스크를 끼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설교를 하기는 난생처음”이라며 감염병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길 기원했다.
예배가 끝난 후 예상대로 모든 일상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교회는 이미 취소공지 됐던 새벽예배는 물론 예배후 이루어지는 기관별 소모임, 선교회, 성경공부, 동아리 등 모든 행사와 활동들이 한시적으로 중지했다.
특히 예배가 끝난 후 식당도 운영하지 않고 간단한 빵으로 대체되었지만 다들 각자 집으로 돌아가기 바쁜 듯 해 보였다.
교회관계자는 “아직 인터넷 동영상 등으로 예배를 대체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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