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결국 프로배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리그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여자프로농구에 이은 2번째 사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OVO 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2019~2020시즌 종료에 합의했다.
앞서 KOVO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2일 리그를 중단했다. 지난 18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리그 종료와 재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조원태 사무총재는 이날 이사회에 앞서 “오늘은 결론을 내리자”고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여자프로농구가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장 먼저 시즌을 종료하면서 프로배구도 종료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또 체육관 대관 문제, 차기 시즌 일정, 신인 드래프트 등을 고려해 4월14일을 시즌 종료일로 정해 놓았던 상황이라 리그 진행 및 연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이사진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범국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내체육 운영중단 권고에 적극 동참하고 배구팬들과 선수들의 보호를 위해 리그 종료를 결정했다. 프로배구가 2005년 출범한 이래 정규리그를 마치지 못하고 도중 종료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총재는 “선수들을 비롯한 리그 구성원들의 보호와 국가적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시즌을 종료한 것에 대해 팬 분들의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결정으로 2019~2020시즌 V-리그의 남은 정규리그는 물론 포스트시즌도 열리지 않는다. V-리그가 포스트시즌 챔피언을 가리지 못한 채 시즌을 접는 것은 2005년 출범 후 처음이다.
최종 순위는 5라운드 성적을 기준으로 정했다. 남자부에서는 우리카드가,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각각 1위팀이 됐다. 다만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에게 우승이라는 칭호는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남자부 2, 3위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며 여자부 2, 3위는 GS칼텍스, 흥국생명이다.
정규리그 1~3위 상금은 구단들의 기부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쓰인다. 성금의 일부는 전문위원, 심판, 기록원 등 구성원들의 생활자금에 지원될 계획이다.
또 새 시즌 신인 드래프트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순번 역시 5라운드 순위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정규리그 MVP와 신인상, 베스트 7 역시 5라운드를 기점으로 선정한다. 다만 선수들의 개인 기록은 모든 경기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요건 관련해서는 소속팀이 치른 경기를 기준으로 40%를 소화했다면 1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한편 KOVO는 4월 초에 이사회를 다시 열어 FA 일정과 트라이아웃 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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