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항모 ‘루스벨트’서 코로나19 급속 확산

美 핵항모 ‘루스벨트’서 코로나19 급속 확산

기사승인 2020-04-02 11:38:27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태평양에 배치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토머스 모들리 미국 해군장관 대행은 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기자들과 만나 루스벨트호에서 약 1000명의 승조원이 하선했으며 2700여명도 수일 내에 하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AP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항모에서 모든 승조원을 빼낼 수도, 빼내지도 않을 것”이라며, 핵항모 운용을 비롯한 필수 임무에 필요한 승조원들은 하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들리 대행은 지금까지 승조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93명이 양성 판정을, 59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부에 신속한 대책을 호소한 함장의 서한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 하선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항공모함 내에서 1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자 브렛 크로지어 함장은 “5천명에 대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하기 힘든 상황으로 지원이 절실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통해 국방부에 SOS를 보냈다. 함장은 서한에서 “전시가 아니다.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산을 적절히 돌보는 데 실패하는 것이다. 승조원들 말이다”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 함장의 징계 여부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는 서한을 상부에 보낸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누가 서한을 언론에 유출했는지 모른다. 함장이 그랬다면 규정 위반일 수 있다”고 답했다.

루스벨트호는 괌에 입항한 상황이었으며 하선한 승조원들은 괌의 여러 시설 및 호텔에 나눠 머물게 된다. 모들리 대행은 루스벨트호가 얼마나 오래 임무에서 벗어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아시아에서는 항모의 배치가 중국 등의 견제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하는데 승조원들이 14일간 격리된다면 루스벨트호가 몇 주는 임무를 하지 못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또 다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의 승무원 일부도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있다고 CNN은 미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항모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해도 수천명이 승선해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항모에서 대규모의 집단 감염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돼 왔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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