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법무부 향해 “‘멍부’로 여러 명이 개고생”

현직 검사 법무부 향해 “‘멍부’로 여러 명이 개고생”

기사승인 2020-04-07 09:47:10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현직 부장검사가 법무부 지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에 검사를 파견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정유미(48·사법연수원 30기)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법률신문에 ‘멍부를 아시나요’라는 칼럼을 실었다. 정 부장검사는 이 칼럼에서 직장인들의 우스갯소리 중 '똑부, 멍부' 등의 상사 분류법이 있다라며 '똑'은 똑똑함, '멍'은 멍청함, '부'는 부지런함'을 줄인 말이다. '멍부'를 최악의 상사로 친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을 보면, 250억원 규모의 유사수신 범행 일당을 기소하고 재판을 준비 중인 같은 청 소속 A고참 검사가 코로나 역학조사 지원단에 파견됐다고 한다. 정 부장검사는 “A검사는 피해자가 2,000명에 육박하고 수사기록만 2만쪽이 넘는 데다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는 만만치 않을 사건 재판에 대비해 몇 달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그런데 법무부가 A 검사를 갑자기 차출하면서 지난 인사로 다른 지방으로 간 수사팀 검사들이 처음부터 다시 재판을 준비하고, 매번 재판 때마다 장거리 출장을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됐다고 정 부장검사는 지적했다.

정 부장검사는 이어 “역학조사에 굳이 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해당 검사는 250억원대 유사수신범행 공판에서 천만 배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고 썼다. 그러면서 법무부를 향해 “사람 쓸 줄 모르는 멍부의 결정으로 여러 명이 개고생”이라고 정면비판했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17일 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 지원단을 범정부 차원에서 구성했다. 조사단장은 형진휘 국무총리실 부패예방추진단 부단장(검사)이 맡았으며, 법무부에서는 9명의 인원을 파견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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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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