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가 불러온 나비효과

배달의민족 오픈서비스가 불러온 나비효과

기사승인 2020-04-08 05: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배달의민족이 새로 도입한 오픈서비스를 두고 소상공인들은 물론 정계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독과점 횡포’라고 규정하고 공공앱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부터 자사 앱 화면 상단에 3개만 노출해온 오픈서비스를 무제한으로 확대했다.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주문으로 발생한 매출의 5.8%가 이용료료 책정된다. 

대신 그동안 ‘깃발꽂기’ 논란이 있었던 울트라콜 사용을 3건으로 제한했다.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 정액 광고료로 매장 기준 1.5㎞~3㎞ 내 어플 이용자들에게 업소가 노출되는 서비스다. 자본이 충분한 기업형 매장의 경우 이같은 울트라콜을 수십개 결제해 지역 주문을 독차지하는 방식으로 영세소상공인들의 설자리를 뺏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당시 배달의민족 측은 오픈서비스에 대해 “‘깃발꽂기’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배민 앱 화면에서 노출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주문 증가 효과도 누릴 수 없었다”면서 “새 요금 체계 시행 전 자체 시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입 외식업주 중 52.8%가 배달의민족에 내는 광고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소상공인들은 이에 대해 오히려 수수료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독점앱에 종속돼 이제는 불만도 제기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릴 것이고, 소비자 가격 인상도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계산에 따르면 그간 월 매출 1000만원의 업소가 기존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해 26만원~35만원의 광고비를 지불해왔다면, 신규 요금제 이용 후 비용은 58만원으로 늘어났다. 

실제로 전체 가맹점 월 평균 매출이 2750만원인 A 프랜차이즈의 경우 배달앱 등 플랫폼 매출은 전체 매출의 60% 수준이다. 해당 매장의 경우 오픈서비스를 적용할 경우 95만7000원이 부과된다. 

비 프랜차이즈 매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외식업 경영실태 및 외식업체 식재료 구매현황 조사 결과자료’에 따르면 비 프랜차이즈 외식업 매장의 월 매출은 1330만원이다. 동일한 배달 비율을 보일 경우 배달 매출은 798만원, 오픈서비스 수수료는 약 46만3000원이다. 평균적으로 울트라콜을 3개 사용했던 매장의 경우 약 2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배달의민족 측의 주장대로 오픈서비스로 수수료 감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울트라콜 3개 기준 비 프랜차이즈 매장 평균 배달매출보다 40%가 적은 월 465만원 이하여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픈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과점의 횡포”라며 군산시가 운영하는 ‘배달의 명수’와 같은 공공배달앱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로 외식업주가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 방안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서비스 보완을 약속했지만 여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루 뒤인 7일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과 소비자는 기업을 살릴 수도 있지만, 죽일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면서 “최대한 빨리 공공앱을 개발하겠지만, 그 사이에라도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밝혔다. 

이어 “배달앱 아닌 전화로 주문하고, 점포는 전화주문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운동이 시작됐다”면서 “도민을 보호해야 하는 지사로서 적극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 신사에서 ‘데이터 독과점’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업결합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시장 지배력을 형성·강화함으로써 공정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의 시장 점유율은 총 98%로 사실상 배달앱에 입점한 대부분의 데이터를 갖게 된다. 만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데이터 독점을 통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정보 공유 등 시정조치나 인수 불허도 가능하다. 

배달의민족 측은 영세 입점업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상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소상공인, 특히 영세하신 분들일수록, 깃발을 그동안 많이 꽂지 못했던 분들일수록, 신규 창업자일수록 주문이 되게 늘어났다는 게 저희에게 반응이 막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면서 “이렇게 낮은 플랫폼 이용료를 받는 이유는 저희 앱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때 저희 플랫폼을 사용하시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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