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제일銀, 최근 5년간 2.3조원 규모 외화 해외본사 송금

씨티·SC제일銀, 최근 5년간 2.3조원 규모 외화 해외본사 송금

해외본사에 5년간 2조2957억원 배당...당기순이익 40% 수준

기사승인 2020-04-23 05:00:00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취임한 후 5년간 두 외국계은행은 약 2조3000억원을 해외 본사에 송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두 은행장은 성과금을 포함한 연봉으로 총 100억원 가량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두 외국계은행은 2조2957억원을 결산배당으로 집행했다. 이 기간 박진회 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5년간 총 105억1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씨티은행은 박진회 행장이 지난 2014년 10월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래 꾸준히 결산배당을 집행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5년 결산배당으로 1161억원을 집행했으며 이후 ▲2016년 1145억원 ▲2017년 938억 ▲2018년 중간배당 8116억원을 포함한 9341억원 ▲2019년 652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2018년 실시된 중간배당을 제외하면 씨티은행은 5년 동안 올린 총 당기순수익의 42.7%(1조3237억원)를 본국으로 송금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박종복 행장이 취임한 2015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고액 결산배당을 집행했다. 지난 2015년 SC제일은행은 적자로 인해 결산배당을 집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800억원의 결산배당을 집행한 이후 ▲2017년 1250억원 ▲2018년 1120억원 ▲2019년 5000억원 중간배당을 포함해 6550억원을 집행했다. SC제일은행도 중간배당을 제외할 경우 박종복 행장 취임 이후 5년간 당기순이익의 42.5%(9720억원)를 본국에 보냈다.

외국계은행들의 배당금은 각 은행들의 모그룹으로 지급된다. 씨티은행은 미국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99.98%를 소유하고 있고, SC제일은행은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NEA가 100% 보유하고 있다. 국내 외국계 은행들이 집행한 결산배당금은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되는 셈이다.

이처럼 두 외국계은행의 국부유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진회, 박종복 두 은행장 의 연봉은 업계 최고를 다투고 있다. 박진회 행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8억9600만원으로 국내 은행장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박종복 행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1억3300만원으로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뒤를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두 은행장의 임기 전체 연봉을 합치면 105억1000만원으로, 박진회 행장은 취임 이후 총 65억9000만원을, 박종복 행장은 39억15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외국계은행 노조 관계자는 “두 외국계 은행 모두 국내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의 결산배당을 집행하며 꾸준히 본국으로 돈을 보내고 있다”라며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배당비율을 줄이고 국내에 재투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외국계은행들의 국부유출 논란에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사무처장은 “현 금융법 상 금융당국에서도 외국계은행들의 고액배당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외국계은행들이 국내 재투자를 통한 선순환은커녕 외화 유출에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금융소비자들이 외국계은행 대신 국내 시중은행들을 이용하며 외국계은행들이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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