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장병 49명 “이태원 방문” 자진신고…외출·휴가 통제 우려도

軍장병 49명 “이태원 방문” 자진신고…외출·휴가 통제 우려도

기사승인 2020-05-11 17:30:44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용인 66번 환자)와 비슷한 시기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유흥주점 등을 방문한 군 장병이 다수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일과를 마친 뒤 숙소에 대기하는 ‘외출 제한’ 지침을 어긴 군 간부들에 “엄중 징계” 방침을 밝혔다.

국방부는 11일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6일 사이 이태원 일대 유흥시설과 식당, 다중밀집시설 등을 방문했다고 자진 신고한 인원은 49명”이라며 “32명은 입대 전에 방문한 훈련병이고, 17명은 장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9일 이태원 유흥시설과 관련한 감염자가 늘자 훈련병을 포함한 모든 장병을 대상으로 자진 신고 지침을 하달했다. 자진신고시 처벌하지 않겠다는 지침도 내렸다. 17명 중 간부는 13명, 병사는 4명이다. 군은 이들을 전원 격리 조치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했다.

앞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A 하사와 경기 용인의 육군직할부대 B 대위가 용인 66번 확진자(29)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A 하사와 B 대위와 접촉한 7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하사와 B장교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시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기로 퇴근 후 숙소 대기가 원칙이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지난 2월22일부터 장병들의 휴가가 전면 통제된 상황에서 군 간부들의 이 같은 일탈에 비난 여론이 거세다.

장병들 사이에서는 이태원 클럽 사태의 여파로 외출·휴가가 다시 통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군은 지난 8일 장병 외출과 휴가제한 조치를 76일만에 해제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본 뒤 통제 기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첫 확진자가 나온지 5일만인 이날 86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대비 14명이 증가한 수치다.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확진자 숫자는 63명이고 가족, 지인, 동료 등 접촉자는 23명이다. 아직 접촉자의 접촉자가 감염된 '3차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당초 용인 66번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 초발환자로 알려졌으나 역학조사 결과 다른 감염원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확진자는 용인 66번 환자가 클럽을 다녀간 지난 2일이 아닌 지난 4, 5일에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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