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인 일명 ‘갓갓’의 두 얼굴이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1시 경찰관 3명과 변호사, 대학교수 등 내외부 위원 7명이 참여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갓갓’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 등의 공개를 결정했다.
문형욱은 대화명 ‘갓갓’으로 활동하면서 텔레그램 내에 n번방을 만들고, 미성년차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등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 격이 ‘갓갓’의 n번방이다.
텔레그램 속 세상에서 ‘신’처럼 행세했던 ‘갓갓’이지만 현실에선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경기도 안성의 한 4년제 대학에서 건축학도로서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동기들은 쉽사리 문 씨의 모습을 떠올리지 못하면서도 그가 ‘조용한 학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0월 학생 논문 발표대회에서 학과 교수 및 동기들과 ‘○○ 일대 골목길에 대한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는 등 비교적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했다고도 일렀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문 씨의 대학 동기들은 “학부 단체활동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튀거나 공부를 잘하는 등의 특징은 없었다”, “대인 관계가 나쁘지 않앗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 일을 벌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문 씨는 졸업을 앞둔 예비 취업 준비생이었지만 최근 담당 교수에게 돌연 휴학을 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교수에 따르면 문 씨는 지난달 면담 과정에서 “개인 사정으로 졸업 과정을 1년 뒤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그가 휴학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 3월 중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이 구속된 시점과 맞물린다.
문 씨는 2016년 2월3일 휴학을 신청해 군복무를 마치고 2018년 2월28일 다시 복학했다. n번방을 2018년 말부터 지난해 9월까지 운영해왔던 점을 생각하면 그는 복학 이후 학교를 다니면서 n번방을 만들어 운영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을 지시하는 등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갓갓’이 낮에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셈이다.
문 씨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그가 다니는 대학교도 발칵 뒤집혔다. 안성 모 대학은 13일 학칙에 따라 문 씨에 대한 징계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안을 중대하게 받아들여 퇴학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학은 학칙 내 최고 징계다.
한편 문 씨는 12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두 차례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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