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하늘길이 완전히 막혀버렸다. 항상 사람들로 붐볐던 공항도 한산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올해 1분기 항공업계는 일제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3·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운휴 여객기의 화물기 전용(轉用) 등으로 화물기 가동을 늘리고 화물 적재율을 개선한 덕분에 작년 대비 화물 사업 실절이 3.1% 증가했지만, 특히 여객 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노선의 수요가 급감해 작년 대비 수송실적이 29.5%나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은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연간 적자가 3255억원에 달했는데, 올해는 1분기에만 23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LCC는 대부분 단거리 노선을 운항한다. 국내 노선과 해외의 경우 일본, 동남아 등에 집중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맞았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1분기에 6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1분기 영업손실 31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티웨이항공을 비롯 LCC들도 수백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는 2분기 상황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비행기가 모두 셧다운되면서 전 기간이 코로나19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코로나19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부 국내선 운항을 시작했지만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의 또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로 인해 항공 산업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는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약 25만명에 이르는 직간접 항공 산업 종사자들이 실직 위험에 노출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항공업계 종사자 고용 안정을 위해 지상조업사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추가 지정하며 지원에 나서면서 항공 산업이 숨통을 트겠지만 올해 안에 여객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항공사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여객기의 90% 이상이 비행을 멈추자 지상조업 일도 뚝 끊겼다. 20만명에 달하는 항공산업 종사자들과 항공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속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 물론 동시에 항공사의 자체적 자구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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