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기간산업인 항공업계·자동차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문제는 2분기 전망이 더욱 우울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2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항공업계는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맏형인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66억원을 기록해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여파에도 작년 3·4분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는 피해가지 못했다. 다만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화물 부문의 선방으로 적자폭이 시장 예상치(2400억대) 보다는 적었다.
매출액은 2조35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692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여객 사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노선의 수요가 급감해 작년 대비 수송실적이 29.5%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 2분기에도 안전 운항과 효율적인 항공기 운영을 바탕으로 이익 창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전년 동기대비 21.5% 감소한 1조 12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82억원과 -54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객 부문은 세계 각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입국중단 151개국 ▲시설격리 14개국 ▲검역강화 18개국 ▲운항중단 6개국)이 본격화된 2월부터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제선 운항편수가 기존 계획대비 8% 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반면, 화물 부문은 미·중 무역분쟁 합의에 따라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고 국내기업의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IT 관련 품목의 수출 증가로 물동량이 증대된 가운데 수익성이 향상돼 1분기 영업적자 폭을 일부 상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정기간 여객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이어갈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LCC)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이 65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매출은 229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7% 감소했다. 티웨이항공도 1분기 연결 영업손실이 22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액은 149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1% 감소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300억원대의 영업손실(진에어 313억원, 에어부산 3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각각 1439억원과 93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자동차업계도 코로나19에 휘청이고 있다. 국내 판매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다소 늘었지만, 수출의 경우 반토막 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주 발표한 4월 국내 자동차 산업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기대비 자동차 생산은 22.2%, 수출은 44.3% 줄었다. 전달(3월)만해도 미국·유럽 등에서 코로나19 악화 이전 주문 물량이 있어 생산은 6.8%, 수출은 1.3% 증가했지만 4월부터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2% 감소한 28만9515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부품 조달 및 해외 판매 차질, 수요 위축 여파 등이 영향을 끼쳤다. 수출도 전년 동월의 절반 수준인 12만3906대에 그쳤다.
반면 내수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4월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8% 증가한 16만7375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충격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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