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하루 앞두고 깊어지는 고민…원격수업 신청하면 ‘출석’

개학 하루 앞두고 깊어지는 고민…원격수업 신청하면 ‘출석’

기사승인 2020-05-26 11:34:23

[대구=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키우는 배모(40‧대구 북구 침산동)씨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자녀의 등교에 고민이 깊어졌다. 등교만 손꼽아 기다리는 아들을 생각하면 학교에 보내야겠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불안하기만하다.

배 씨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맘카페에 어떻게 할지 고민도 털어놨지만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당장 첫날에만 8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보내겠냐”고 털어놨다.

유치원생인 7살 난 딸아이들 둔 이모씨(39‧수성구 황금동)는 등원을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딸아이는 친구가 보고싶다며 유치원에 가겠다고 하지만 하루하루 늘어나는 확진자에 도통 마음이 놓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씨는 “잠깐 집밖에 나갈 때도 마스크가 답답하다고 난리를 부리는 아이인데 유치원에 가서 내도록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불가능할거 같다”면서 “어차피 매일 등교하는 것도 아니라면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고 했다.

오는 27일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생들의 개학을 하루 앞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주춤하던 확진자수가 이태원발 코로나19 이후 산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26일 지역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당분간 등교‧등원시키지 않겠다며 ‘보호자동행 체험학습 신청서’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보호자동행 체험학습 신청서’는 학부모가 여행이나 박물관 체험 등 가정학습의 명목으로 사전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대구는 연 15일, 경북은 최대 60일까지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출석으로 인정되는 제도다.


이날 대구 맘카페인 ‘대구365’의 한 회원은 ‘초2 첫째 등교 고민하다가 안 보내기로 했다’는 글과 완성된 신청서 사진이올라왔다

글쓴이는 “몇날며칠을 고민하다가 어제 보호자동행 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다”면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없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는 아이를 생각하면 너무 안쓰러워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등교 개학 후 자녀를 학교에 보낼지 말지는 사실상 부모의 선택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들으면 출석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심리적 불안이나 기타 사유로 등교수업이 어려운 학생은 원격수업 신청서를 작성해 학교장의 승인을 얻으면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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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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