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고1·중2·초등3∼4학년 학생 178만명이 3일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 대규모 유행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대로 등교를 진행해도 괜찮을지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3차 등교가 시작되면 등교하는 학생은 총 459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 등교 수업을 하는 학생 281만명까지 고려한 숫자다. 전체 학생(595만명)의 77%가 등교하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차 개학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10시 기준 전국에 등교 수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학교는 534개교에 이른다. 이 중 99%에 해당하는 531곳이 수도권 학교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경기 부천 251곳,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각각 153곳과 89곳, 서울 27곳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대비 38명이 늘었다. 지난 1일 35명에 이어 이틀째 30명대를 기록했다. 이태원 클럽과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아직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확진자 가운데 인천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가 추가로 22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는 초등학교의 야간 당직자도 포함됐다. 야간 당직자가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 학교와 병설유치원의 등교, 등원이 전면 중지됐다. 소식을 접한 지역내 학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코로나19가 이렇게 가까운 곳까지 왔다는 게 무섭다. 아이들이 너무 걱정된다”는 목소리들이 줄을 이었다.
학원도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서울 여의도, 목동, 서대문구 소재 아나운서 학원을 비롯해 수도권 학원 곳곳에서 강사와 학생, 학부모 등 확진 사례가 나왔다. 이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학원에 노래방이나 PC방 유흥시설처럼 운영자제 행정명령을 내렸고 문을 열 경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고발 또는 집합금지(운영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뒤늦게 방역 강화에 나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같은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재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사업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는 양상”이라며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확산세가 계속돼 밀접한 공간에서 감염 전파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학생 자가진단 시스템까지 접속 오류가 발생해 혼선이 빚어졌다. 학생들은 등교 전 코로나19 의심증상 여부 등을 확인하는 ‘코로나19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서비스’ 사이트(이하 자가진단 사이트)를 이용한다. 자가진단 항목에는 기침, 호흡곤란 등이 있다. 이 중 1개라도 체크를 하면 ‘등교 중지’ 알람이 뜬다. 교육계에 따르면 자가진단 사이트는 지난 1일에 이어 연이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엄민용 전국교사노조 대변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서 ‘등교를 계속하냐’고 묻는 학부모들의 항의성 민원 전화가 최근 많이 늘었다”면서 “교사들은 본인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보다 자신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고 학생의 건강이 위협받게 되는 상황이 올까봐 큰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방역의 ‘제 1관문’과도 같은 자가진단 사이트 오류에 대해서는 경기도 교육청이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엄 대변인은 “학생들의 등교 개학은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원격수업에서도 사용자 숫자가 몰리며 사이트가 다운되는 일이 있었다”면서 “몇백만명의 학생이 동시 접속하는 상황이 예견돼있는데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3차 등교 개학 전 자가진단 사이트을 재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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