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올림픽 생각 먼저… 연봉 큰 문제 되지 않아”

김연경 “올림픽 생각 먼저… 연봉 큰 문제 되지 않아”

김연경 “올림픽 생각 먼저… 연봉 큰 문제 되지 않아”

기사승인 2020-06-10 15:04:51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가장 중요하게 여긴 목표는 경기력이다. 금전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복귀 소감을 이야기했다.

2005년 흥국생명에서 프로 데뷔한 김연경은 2009년 일본 JT마블러스로 이적하며 해외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2년간 일본에서 뛴 후 2011년~2017년 터키 페네르바체, 2017년~2018년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활약했다. 2018년에는 터키로 돌아가 엑자시바시에서 뛰다 최근 계약을 종료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 리그 개막이 불투명해지자 김연경은 국내 복귀를 감행했다. 임의 탈퇴 신분으로 해외에 진출했던 김연경은 다시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면서 3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11년 만에 국내 복귀를 확정지었다.

다음은 김연경과 일문일답이다.


Q. 복귀 소감은?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흥국생명 김연경으로 인사하게 됐다. 11년 만에 복귀해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된다.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린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응원해주시면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Q. 복귀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많은 고민을 했다. 걱정도 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대표 훈련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해외 상황도 좋지 않다. 언제 리그가 재개할지 의구심이 있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Q. 연봉 삭감을 감내할 각오는 어떻게 하게 됐는지?

샐러리캡 부분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목표는 경기력이었다. 그 부분을 먼저 생각하니 금전적인 것은 다음으로 생각하게 됐다.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Q. 세계 최고 연봉 타이틀도 있었는데 내려놓은 게 아쉽지는 않은가?

걱정이 많았다. 괜찮을까 미래에 대한 생각도 했다. 그래도 배구선수로서 제일 크게 생각하는 것은 올림픽 메달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감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세계 에이전트, 구단에서 연봉을 보고 놀란 것 같더라. 그래도 저는 올림픽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나가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

Q. 연봉을 양보하는 과정에서 후배들을 위한 마음은 어떤 것인지?

사실 제가 흥국생명에 들어올 때 이야기했던 게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피해를 주지 않고 들어와서 경기력을 유지하며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샐러리캡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감수를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부모님도 흔쾌히 동의하셨다. 큰 문제없이 결정했다.


Q. 해외 진출 이후에 V리그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눈에 띄는 부분은?

제가 뛸 때만 해도 많은 관심 속에서 배구를 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샐러리캡도 나아지고 있다. 배구 인식이 바뀌어 활성화도 되는 것 같다.

Q. 복귀하면서 흥국생명 독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항간에서는 무실 세트 우승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조금 그렇지만 무실 세트는 말이 안 된다. 스포츠라는 게 쉽지 않다. 말만큼 쉽게 되지 않는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승을 목표로 팀도 준비하겠지만 무실 세트 우승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럽다. 뚜껑은 열어봐야 할 것이다.

Q. 견제되는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국내 복귀를 결심하고 계약하면서 팀 전력도 따져봤다. 모든 팀이 상당히 강하다. 특히 많이 강화된 팀들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영입도 잘했고 변화도 있다. 현대건설은 원래 잘했다. KGC인삼공사,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도 좋다.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우리가 강한 만큼 다른 팀들도 더 열심히 해서 실력을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레벨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Q. 김수지 양효진 등 절친과 적으로 만날 텐데 반응이 궁금하다. 팀 후배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김수지 양효진은 상당히 환영하고 좋아한다. 워낙 친하다. 앞으로 기댈 수 있는 친구가 한국에 오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싫어하는 부분도 있다. 아직 흥국생명 선수들과 만나지 못했다. 따로 한 말은 없다.

Q. 올해 초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 몸 상태는 어떤지? 이제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데 어떻게 준비하나?

서른 중반은 아직 아니다. 초반이다. 만으로 서른 둘이다. 몸 상태는 괜찮다. 비시즌이라 휴식을 많이 취하고 치료도 받았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복귀하면 근육량도 늘리고 호흡도 맞춰가야 한다.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Q. 7월1일이 계약 개시일인데 언제 합류할 예정인지?

언제 복귀할지는 감독님과 상의해 결정하려고 한다.

Q. 계약기간이 1년이다. 어떤 의미로 봐야 하는지?

이번 결정을 하면서 내년 생각을 할 겨를은 없었다. 일단 올해를 잘 해서 올림픽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음해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다. 의문이 많으실 텐데 그 부분은 다음에 생각하려고 한다. 일단 올해 최선을 다하겠다.

Q. 올림픽이 미뤄진 후 어떤 심경이었는지?

올림픽이 미뤄진 후 씁쓸함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안전,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받아들였다. 2021년에 하는 것도 과정에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 잘 준비하겠다.

Q. 과거 흥국생명에서 신인선수상, MVP 등을 싹쓸이했다. 타이틀 욕심은 있는지?

욕심은 하나도 없다. 받을 것은 다 받았다. 웬만한 것은 다 받았기 때문에 욕심은 없다. 팀이 우승하는 게 제일 크다.

Q.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를 예상하자면?

기자분들에게 투표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잘 부탁드린다.

Q. 올림픽에서 강팀들과의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팀에 이재영 이다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는데?

올림픽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지만 올림픽은 다음해에 열린다. 일단 팀이 이번 시즌 우승하는 것을 위해 준비하겠다. 호흡 면에서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Q. 이제 한국이 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됐다.

이제 쇼핑할 때 눈에 들어오는 게 많다. 짐이 많아지고 있다. 전에는 잠깐 있을 거라 안 사던 물건들을 사고 있다. 가구도 많아지고 있다. 사람이 사는 듯한 분위기가 생겼다. 그런 점이 달라진 것 같다. 여유도 많이 생겼다. 잠시 오는 거라 해야 할 게 많아서 빡빡하게 움직였는데 이제는 계속 있을 거라 가족도 너무 좋아한다.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Q. 11년간 해외생활 하면서 느낀 점은?

엄청 오래 된 것 같다. 지금도 생각하면 어제 일 같은데 11년이 지났다. 제가 여러 나라에서 뛰며 배운 게 많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프로정신이다. 책임감, 몸 관리도 많이 배웠다. 시스템이나 전술적인 부분도 배웠다. 저에게는 11년이라는 세월 동안 많은 것을 배운 시기였다.

Q. 신생팀이 창단한다면 갈 의지가 있는지?

김연경 효과로 신생팀이 창단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한 팀 말고 두 팀 정도가 생겼으면 좋겠다. 나의 결정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일이다. 이뤄진 후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Q. V리그에 도입하고 싶은 선진 배구 시스템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자유계약으로 바꾸면 어떨까 싶다. 더 좋은 선수들이 와서 배우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수준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어떤 선배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팀 주장이 김미연이다. 김미연을 잘 따르는 선배가 되겠다. 가볍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센 언니, 약한 언니를 떠나 잘 화합해서 해야 할 것 같다.

Q. 언젠가 지도자 계획도 있는지?

지도자 생각도 조금은 있다. 방송 쪽 생각도 하고 있다. 행정 쪽도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Q. 배구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은?

흥국생명 팬에게 앞으로 좋은 모습,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나머지 구단 팬에게도 제가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며 즐거워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면 그것 또한 좋아하실 수 있는 부분이다. 다른 팀 팬도 흥국생명 팬으로 만들겠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