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최근 태국에서 술자리나 술병, 술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주류규제법 위반으로 거액의 벌금을 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1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다양한 수제 맥주를 소개하는 한 페이스북 운영자는 최근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찾아와 소셜미디어에서 주류를 '광고'했다는 이유로 벌금 5만밧(약 190만원)을 낼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운영자는 제품 소개 글을 쓰면서 돈을 받은 적이 없어 광고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이들은 주류규제법을 어긴 만큼 벌금을 내지 않으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일간 방콕포스트도 지난주 식당 업주 400여명이 SNS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 재개를 알리면서 메뉴판을 올렸다가 주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당국에 소환 당했다면서 야당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2008년 발효된 태국의 주류규제법은 술을 광고하는 것은 물론 술이 담긴 술잔을 보여주거나 특정 주류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또 다른 이들에게 술을 마시도록 장려하는 행동도 법 위반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술집 영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은밀히 술을 광고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애주가들이 술집을 찾지 못하면서 SNS에 술 관련 사진을 올렸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관리법 위반으로 적발되면 개인은 최대 5만밧 벌금을 내야하고, 술 제조업자인 경우에는 벌금 액수가 50만 밧(1920만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포상금을 노리고 SNS에 올리온 술 사진을 신고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5만밧 벌금을 무는 경우에는 7500밧(약 29만원)이 신고자에게 포상금으로 지급되고, 벌금이 50만 밧이면 포상금도 10배로 뛴다.
수제맥주 페이스북 운영자도 “친구 한 명도 누군가 신고해 벌금을 물게 됐다. 이 법은 사람들에게 다른 이들을 고자질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온종일 SNS를 검색했으면 나도 부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주류법 관련 페이스북을 운영해 온 차론 차론차이 라차망갈라 공대 교수는 이 법이 위헌 요소가 있는지 판단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카오솟에 “교통신호 위반 벌금은 1000 밧(약 3만9000원), 대마초는 1만 밧(약 39만원)인데 주류규제법은 인권 침해 면에서 선을 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