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살펴본 ‘철강’…지구 살리는 친환경 소재

Q&A로 살펴본 ‘철강’…지구 살리는 친환경 소재

첨단 사업장으로 거듭난 포스코‧현대제철

기사승인 2020-06-20 05:0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스틸(Steel)은 차갑다?…세계 명화부터 사무기기까지=눈을 감고 머릿속에 스틸을 떠올려보면 회색 또는 은색의 차가운 금속이 보일 것이다. 회색의 스틸은 차갑게만 느껴진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실 철은 따뜻한 존재다. 스틸은 1500℃의 용광로에서 그 누구보다 뜨겁게 태어난다. 물론 이후 냉각 공정을 거치며 차가운 금속으로 변하는 건 맞지만, 차가운 스틸에도 따뜻한 색을 입히면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컬러 강판이 바로 그것이다. 강판에 원하는 색상 및 도료를 코팅한 뒤 가열, 건조해 만드는 컬러 강판은 건축용 자재, 가전제품, 사무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특히 국내 철강 맏형 포스코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완벽한 풀 컬러와 3D 질감까지 구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컬러 강판 ‘포스아트(PosART)’를 선보이고 있다.

포스아트는 고해상도 잉크젯 프린팅 기법을 적용한 강판이다. 포스아트는 일반 프린트 강판보다 4배 이상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포스아트는 철판 위 예술(art)이 가능하다.

세계 명화를 그려 넣을 수도 있고, 대리석과 나무, 패브릭 등 다양한 재료의 무늬와 질감 표현도 가능하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세계철강협회 스틸리 어워드에서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스틸은 비싸다?…“매우 경제적인 스틸”=철(Fe)은 지구상에서 4번째로 많은 원소로 매장량이 풍부한 만큼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대표적인 철강제품인 냉연 코일의 톤당 가격은 약 75만 원 수준이다.

우리가 쉽게 사 먹는 생수가 500ml에 750원 정도임을 고려했을 때, 생수 1톤은 150만 원가량으로 철강재 가격의 약 2배나 된다. 게다가 스틸의 경쟁 소재 중 하나인 알루미늄 가격도 톤당 1700달러(206만570원)에서 2000달러(242만4200원)가량이기 때문에 철강제품의 가격은 이의 2분의 1도 안된다.

스틸은 강도에 비해 가격이 크게 낮아 경제성이 뛰어난 소재다. 중량 당 강도를 가격으로 추정해보면 철강제품은 4.4다. 알루미늄 합금(21.2)과 플라스틱(11.3)을 한참 밑돈다. 그만큼 우수한 강도를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뜻이다.

◆가볍고 튼튼한 철?=스틸하면 무겁고, 강하고, 단단한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만약 5초 안에 ‘스틸로 만든 것’ 다섯 가지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자동차, 선박, 철도, 기계, 건물과 같은 굵직굵직한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스틸은 생각보다 작고, 가볍고, 가느다란 물건에도 널리 사용된다. 가전제품과 철제 가구는 물론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텀블러에도 스틸이 쓰인다.

더 작게는 가느다란 바늘과 손톱깎이, 손톱보다 조그만 스테이플러 심의 소재도 스틸이다. 스틸은 무겁고 큰 동시에 작고 가벼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틸은 소재의 발달로 점점 더 가벼우면서도 강해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미래 자동차 소재로 개발한 기가스틸은 1mm2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10원 동전 크기 기가스틸에 25톤 트럭을 매달아도 거뜬히 버텨내는 수준이다. 포스코 기가스틸은 차체용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3배 이상 높기 때문에, 3배 이상 얇은 강판으로도 동일한 강도의 튼튼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철강업은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자원을 채굴하고 제련하여 건설, 자동차, 가전, 기계 등 수요산업용 소재로 공급하면서 굴뚝산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제철소는 따가운 눈초리를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실제 철강업은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산업이다.

스틸은 타 소재에 비해 재활용률이 월등히 높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스틸의 재활용률은 85%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활용된 소재다. 참고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3~5%에 불과하다.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역시 98% 이상 재활용된다.

또한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슬래그의 경우 시멘트와 비료, 바다숲 조성에, 콜타르는 전기차 배터리 재료로 쓰이고 부생가스의 90%는 열에너지와 전기로 다시 태어난다. 이처럼 스틸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구에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친환경 소재다.

◆대표적인 구식산업?=펄펄 끓는 용광로와 높이 치솟은 굴뚝, 초대형 크레인과 각종 기계로 가득 찬 제철소는 예부터 구식 산업의 대표 격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실제 철강 산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이 도입된 첨단 산업이다.

포스코는 4차 산업을 적용한 스마트제철소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 기술을 이용해 제철 공정을 제어하고 제품 품질은 물론 작업자의 안전까지 확보한다.

더 나아가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100여 곳이 넘는 중소기업에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전수했다. 포스코는 스마트제철소 구축과 상생 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최초로 ‘등대공장’에 선정됐다.

국내 첫 철강사인 현대제철은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선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구축을 통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제조·생산 부문의 스마트 팩토리뿐만 아니라 영업·구매 등 프로세스 전 부문에 걸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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