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투자는 지속”...‘기술 초격차’ 나선 철강업계

“어려워도 투자는 지속”...‘기술 초격차’ 나선 철강업계

경쟁력 강화 나선 철강 ‘빅3’, 코로나 파고 넘는다

기사승인 2020-07-17 00:30:02
최정우 포스코회장이 점화봉에 불을 붙여 3고로 풍구에 화입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한국 철강사들이 ‘기술 초격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 분쟁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0일 오전 광양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그룹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개수를 마치고 조업을 시작하는 고로 화입식을 진행했다.

광양 3고로는 이번 2차 개수를 통해 스마트·친환경 고로로 재탄생했다. 내용적을 4600㎥에서 5500㎥로 초대형화함으로써 생산성이 25% 향상됐다. 이를 통해 연간 460만톤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적정 출선비 조업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설비수명 연장, 탄소 배출 저감과 원료비 절감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기술을 도입해 조업과 품질 안정성을 한 단계 더 높였다. 또 가스 청정설비 및 슬래그 수재설비 투자를 통해 고로에서 발생하는 분진 제거 효율과 부생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

이번 개수공사에는 쇳물 생산을 중단한 5개월을 포함해 총 1년 8개월간 약 4000억원의 대단위 투자가 집행됐다.

포스코는 광양 3고로 가동에 필요한 주문을 이미 확보했다. 고객사의 생산 판매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정상조업도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다. 코로나로 철강 수요산업의 개선이 불확실하고 철강 가격도 약세를 보이나, 최대 수주를 통한 생산 판매로 비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한편 이번 3고로 화입으로 포스코는 ‘스마트 고로’를 포항과 광양에 각 2기씩 총 4기를 가동하게 됐다. 전 세계에는 내용적이 5500㎥ 이상인 초대형 고로가 모두 15기가 있다. 포스코는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광양 1고로(6000㎥)를 포함해 포항 2기, 광양 4기 등 총 6기를 보유하게 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제철소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안동일 사장이 혁신 명소로 선정된 순천공장 현장을 임직원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제공)
국내 최초 철강사 현대제철은 사내 혁신 활동인 ‘HIT’(Hyundai steel Innovation Together)를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HIT 운동은 장치 산업의 미래는 설비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설비 강건화가 핵심이라는 판단하에 성과혁신과 설비 강건화에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전사적 혁신 활동이다.

현대제철은 HIT를 통해 구체적 성과를 끌어낸 순천공장 내 연속압연공정(Tandem Cold Mill, 이하 ‘TCM’)을 ‘제1호 혁신 명소’로 인증했다고 이달 3일 밝혔다.

혁신 명소란 설비 강건화 활동을 통해 설비를 도입 당시 성능으로 복원하고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우수 단위 공정에 부여하는 명칭이다.

지난해 ‘설비 제 모습 찾기 운동’으로 작업장 환경 개선 활동을 전개해오던 순천공장은 4월 혁신 운동 선포 이래 TCM 공정을 '설비 강건화 모델'로 선정하고 설비 성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순천공장은 설비 성능 향상을 위해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고 설비 성능을 저하하는 불합리 요소를 발굴해 제거함으로써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후 품질 부적합이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요인까지 찾아내 개선, TCM공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롤 마크(강판 압연 롤 표면에 흠집과 면이 거칠어졌을 때 롤 흠집이 그대로 강판에 프린트된 자국)로 인한 품질 부적합이 개선됐다. 이에 첫 번째 혁신 명소로 선정됐다.

인증식에 참석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제 모습을 찾은 설비를 보니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펼쳤을 협업과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며 “이러한 혁신 활동을 바탕으로 어려운 경영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동국제강 부산공장 컬러강판 라인 내부(사진=동국제강 제공)
철강업계 3위 동국제강은 고급 컬러강판 투자를 확대해 시장을 선도하는 ‘초(超)격차’ 전략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지난 9일 연산 7만톤 생산능력의 최고급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부산에 증설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250억원을 투입하고,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합리화해 컬러강판 생산 능력을 현재 8개 생산라인, 75만톤에서 2021년 하반기까지 9개 생산라인 85만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1~4개 라인에서 최대 10~40만톤 수준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신규 증설하는 라인은 세계 최초로 라미나(Laminate) 강판과 자외선(UV) 코팅 공정을 혼합한 광폭 라인(1600mm)이다. 라인에서는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가전사와 고급 건자재 시장을 타깃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생산 인프라, 품질, 영업력, 연구개발 능력, 서비스 등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인 컬러강판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앞서 2011년부터 컬러강판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생산 능력 확충과 함께 ‘럭스틸’과 같은 브랜드 마케팅 도입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 결과 컬러강판 사업은 2011년까지 건자재 중심의 40만톤대 생산 규모에서 2012년 이후 가전과 프리미엄 건자재를 아우르는 60~70만톤대 사업으로 성장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사와 건자재 시장에서의 고급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수익 컬러강판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회사의 매출 중 컬러강판 비중이 지난해 17.6%까지 확대됐고, 이번 투자로 향후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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