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경찰청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법적 근거 없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미래통합당 강기윤 의원은 18일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경찰청이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경찰청에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에 대한 청와대 보고 행위의 법령적(법률, 대통령령, 부령) 근거와 내용’을 요구하자, 경찰청이 ‘정부조직법 등 국정운영 체계에 따라 보고했다’고 답변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국정운영 체계’는 법률적 근거가 될 수 없다며 경찰청에 재차 법률적 근거를 질의하자, 경찰청은 정부조직법 제11조 제1항의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는 내용을 설명했다”며 “해당 조항은 주체가 대통령으로서 ‘대통령이 경찰청장을 지휘 및 감독한다’는 내용이지 ‘경찰청장이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해야 한다’는 법률적 근거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경찰청은 근거가 약한 점이 있어 근거를 새롭게 만드는 등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검찰의 경우 검찰청법과 검찰보고사무규칙(법무부령)에 따라,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의 경우 각급검찰청의 장이 상급검찰청의 장과 청와대가 아닌 법무부장관에게 동시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강 의원은 “법령이 아닌 행정규칙(훈령)으로 경찰청의 범죄수사규칙이 존재하고 ‘수사에 대한 보고 규정’이 있지만 이는 경찰서장이 지방청장에게 보고하고 지방청장은 경찰청장에게 보고하는 내용까지만 담고 있다”며 “경찰청이 본격적인 수사 사항도 아닌 피소 사실을 청와대까지 보고해야 한다는 법률적 규정은 경찰법,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 그 어디에도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경찰법 제4조에 따라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공정 중립을 지켜야 하고 부여된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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