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폭행은 이루어졌고, 그 폭행은 정진웅으로부터 시작된 겁니다. 그 폭행의 근거는 압색을 지휘하는 검사의 권한. 고로 독직 폭행이 맞습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맨날 ‘인권’ 타령하면서 나쁜 놈들 기소도 못하게 말리더니, 증거도 없이 애먼 사람 잡는 데에는 폭행까지 허용합니까? 이게 개혁 당한 검찰이 행하는 ‘인권수사’의 실상입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진웅은 왜 자해공갈을 하려 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나치는 아리안 인종의 우월성을 주장했지요. 이는 한갓 신화(mythos)에 불과한데, 황당하게도 이 신화를 입증하는 데에 과학이 동원됐죠. 나치는 ‘아리안 인종은 우월하다.’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과학자들에게 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오라고 시킵니다. 결국 과학자들이 이 ‘미션 임파서블’을 부여받고 저 멀리 티베트까지 세계 곳곳을 누빕니다. 물론 그 증거는 찾을 수가 없었죠”라며 “비슷한 상황이죠. 이 사건도 애초에 ‘검언유착’이라는 이야기(mythos)에서 시작했습니다. 수사 자체가 애초에 증거에 따라 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음모론 시나리오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지요. 검찰 내에서 ‘신주류’로 떠오른 순천고 일진들 역시 나치 과학자들처럼 존재하지 않는 증거를 만들어 오라는 ‘미션 임파서블’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무리를 하는 거죠”라고 분석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 음모론은 두 개의 녹취록에 관한 두 개의 거짓말 위에 서 있습니다. 하나는 이동재-지현진 녹취록에 대한 최강욱(-황희석)의 거짓말입니다. 최강욱은 이동재가 이렇게 말했다고 주장했죠. ‘이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하지만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동재 기자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또 하나는 한동훈-이동재의 녹취록에 대한 KBS의 거짓말, 아니 KBS를 통해 흘린 ‘제3의 인물’의 거짓말입니다. 거기서 그는 녹취록 후반에 한동훈이 이동재와 공모를 하는 대목이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개된 녹음 테이프에는 그런 발언이 없었습니다.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거나 ‘총선을 앞두고 보도 시점을 이야기했다’는 내용도 없었구요”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애초에 실체가 없는 음모론이다 보니,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검언유착’의 음모론은 어용매체들을 통해 대안사실, 대안현실로 굳어집니다. 대깨문들이 저 두 거짓말을 사실로 믿는 것은 당연한 일. 흥미로운 것은 저 음모론의 제작자들까지 자기들이 한 거짓말에 스스로 속아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라며 “최강욱과 황희석을 보세요. 지현진 통해 ‘한동훈’과 ‘4.15총선’ 얘기를 끌어내려고 애 쓰잖아요. 자기들이 만든 음모론을 믿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것을 추미애가 받아요.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죠? 그 역시 그 음모론을 사실로 믿었기 때문일 겁니다. 정진웅을 보세요. 플라잉 어택까지 하며 스마트폰을 빼앗으려 하잖아요. 그 음모론을 진지하게 믿는다는 얘깁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집단으로 착란에 빠진 겁니다. 하긴, 자기들 스스로 그렇게 얘기하고, 자기들 언론도 다 그렇게 보도하고, 자기들 지지자들도 다 그렇게 믿고, 그러니 거대한 매트릭스 안에 갇혀 버린 거죠. 그래서 ‘아리안 인종은 우월하다’는 결론의 증거를 찾아나선 나치과학자들처럼, ‘공모는 존재했다’는 확신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증거를 찾아나선 겁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상적인 검사라면, 누군가 두 녹취록의 내용을 조작한 것을 확인한 이상 수사의 방향을 검언유착에서 권언유착 쪽으로 돌렸겠지요. 하지만 그랬다가는 자기들이 윤석열-한동훈 꼴이 되겠죠. 장관님의 기대는 크지, 근데 변변한 증거는 없지. 그래서 그 좌절감에 유심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플라잉 어택까지 하게 된 겁니다”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압색절차가 끝난 직후 한동훈 검사장이 친필로 고소장을 쓰기 시작했대요. 그걸 보는 순간 갑자기 정진웅 부장의 몸이 막 아프기 시작했대요. 여기저기 쑤시고. 그래서 바로 병원으로 가셨대요. 쌍방폭행으로 퉁치자는 겁니다. 뭐, 좋아요. 그런데 입원하신 모습을 찍어서 올리셨어요. 그걸 보고 대중은 당장 황모와 신모씨를 떠올렸죠. 꼬꼬짓을 하신 거죠”라며 “공무집행을 하다가 한동훈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자해공갈을 하려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은 모양이죠? 처음에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네요. 왜? 소장에 ‘공무집행방해’를 넣었다가는 바로 무고로 들어가게 될 테니까. 사건 후에 자기들이 사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존재하거든요”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폭행은 이루어졌고, 그 폭행은 정진웅으로부터 시작된 겁니다. 그 폭행의 근거는 압색을 지휘하는 검사의 권한. 고로 독직 폭행이 맞습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맨날 ‘인권’ 타령하면서 나쁜 놈들 기소도 못하게 말리더니, 증거도 없이 애먼 사람 잡는 데에는 폭행까지 허용합니까? 이게 개혁 당한 검찰이 행하는 ‘인권수사’의 실상입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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