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스마트의료 및 비대면 의료를 바라보는 의료계 입장이 양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하나는 스마트 의료기기 활용 등이 동네병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돌파구라 보는 긍정적 시선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의료 영리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비판적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달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통해 스마트 의료 인프라를 우선 확충해 비대면 의료서비스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대면진료를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 보고, 동네 일차의료를 중심의 비대면 의료체계 구축을 공식화한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언론에 "기술 진보에 따라 비대면 의료를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특정 계층의 일을 몰아주거나 (비대면 의료를) 산업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 증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문제를 풀어가겠다. 일차 개업의들이 동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큰 방향을 잡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이처럼 신기술과 스마트 의료기기 등을 활용한 비대면 의료체계가 일차의료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의 위협, 초고령사회 등장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해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도구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관련해 홍윤철 서울대병원 교수는 '지역사회 중심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의료'를 제안했다. 민관협력을 통해 공공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을 마련하고, 이를 동네 일차의료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지역주민들과 근거리에 있는 동네 일차의료기관이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하면, 환자들의 건강위험요소를 미리 찾아내 건강을 관리해주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동네 일차의료기관의 주치의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뇨,고혈압 환자들은 한두 달에 한 번꼴로 병원에 방문한다. 병원에 오지 않는 기간 동안의 혈당, 혈압, 식사 등은 오로지 환자에게 맡겨져 있다. 발전된 IT기술을 활용하면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중간 기간동안 상담과 케어가 되면서 진료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단, 대면진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닌 보조적으로 비대면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많은 환자를 보는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일일이 보고 관리해주는 것이 쉽지않지만, 동네 일차의료기관에서는 진료의 질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개원의사들에서는 비대면진료체계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자칫 비대면진료체계가 대면진료 원칙을 훼손하는 원격의료 허용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우리나라는 의료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구태여 비대면 진료를 할 이유가 없다. 만성질환 등 나이드신 분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문자를 보내는 것도 어색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비대면진료에 대한 정부 정책이)정말 환자들을 위한 것인지, 산업계를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대면진료뿐만 아니라 의료계와의 진지한 논의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 정책들이 지극히 우려스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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