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다행히 K-방역이라고 부를 정도로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인해 코로나19는 선제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후 정부의 보건분야 관심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의료서비스 구축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다양한 질환과 환자들의 사연을 듣는 기자 입장에서는 암과 같이 정기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면 예후가 급속도로 나빠지는 환자들이 먼저 떠오른다. 행정적인 의료서비스 구축을 통한 의료 공백 해결도 필요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환자의 치료 환경 구축’에 초점을 두고 싶다.
일례로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대부분 60-70대의 고령이다. 아무래도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자들은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다. 통원 및 입원을 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필요한 치료는 받지만 감염병 위협은 높아질 수 있다.
게다가 다발골수종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재발을 한다는 점이다.다행인 점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경구제인 레날리도마이드 약제를복용해 재발을 늦추기 위한 유지요법이 있다는 것이다.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지요법을 받아 재발이 늦춰진 환자와 유지요법을 받지 못해 재발이 일어나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를 비교해보자.
우선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 외에도 집에서 안전하게 경구용 약제로 재발을 늦추면서 관리하고 있는 환자와 재발로 인해 병원을 지속 방문해야 하는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환자의 치료 환경은 어떠한가? 또한 재발로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도 증가한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한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당연히 유지요법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은 다르다. 환자들은 비급여의 문턱을 넘지 못해 재발 위험에 시달리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병원을 향한다. 고령의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의사 판단에 따라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한시적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이와 같은 행적적인비대면의료서비스도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의 치료 환경을 살펴본다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또한코로나19와 같이 감염병에 취약한 환자군에 대한 보다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의 경우 근본적으로 위험 노출을 줄일 수 있는 환경 구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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