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환자단체가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에 대한 투쟁인데 꼭 환자를 볼모로 삼아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6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성명을 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내일인 7일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전공의단체는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필수의료 인력은 파업 참여 대상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발표했으나 결국 모든 전공의들을 파업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전국 250곳의 수련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수련중인 전공의들은 1만6000여 명에 달한다.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14일 동네의원 중심으로 파업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수업과 실습을 거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환연은 "질병과 치열한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필수의료 인력까지 포함한 대한전공의협의회의 파업 강행에 대해 환자단체는 유감을 표명한다"며 "환자를 불모로 하는 집단행동은 오히려 의사 정원을 확대해 필수의료·공공의료 공백을 매워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공의들의 파업은 전국의 250여개 수련병원이 멈추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환자들의 치료 중단이 크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환연은 "투병중인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면 질병이 악화되거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1만6000여명의 전공의들 상당수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필수의료 인력이기 때문에 이들 인력이 업무를 중단한다는 것은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환자들을 사지(死地)로 몰아넣는 행위에 다를 바 없다"며 "의사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기고 있는 환자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고 믿고 싶지 않는 일이다. 무엇보다 완치에 대한 환자들의 투병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공의 파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공의들의 투쟁 의지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환자를 볼모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는 우려를 환자단체는 재차 강조했다.
환연은 "대전협이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계획이 근본적 해결 없는 정책이고, 오히려 의료왜곡을 가중시키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려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해야지 왜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생명과 직결된 치료가 이루어지는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에서의 필수의료 전공의들까지 파업에 참여시켜 해당 환자들을 불안하게 해야만 하는지 의문"이라며 " 병마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환자를 방패막이 삼아 정부를 협박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리 명분이 타당해도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환연은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가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법률이 의사에게만 사람의 질병을 치료할 권한을 주었다면 당연히 의사는 이러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도 부담해야 한다"며 "대전협은 '남은 하루 동안 파업을 철회하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계획에 관해 사회적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등 현명한 선택과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보건복지부에 "7일 대전협 파업과 14일 대한의사협회 파업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해당 환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 만일 환자에게 실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 또한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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