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갓겜'이라 호평받던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언테일즈'가 미숙한 위기대처로 자승자박 상태에 빠졌다.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잘못된 판단으로 논란을 더욱 키웠다는 부분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16일 출시한 '가디언테일즈'는 레트로 풍의 도트 그래픽, 작품 특유의 유머코드, 퍼즐 형식으로 이뤄지는 탐험 요소 등을 앞세워 유저들의 입소문을 탔다.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는 듯 했다.
최근 '가디언테일즈'는 '기사, 학교에 가다'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벤트 맵에 등장하는 NPC의 대사가 여성비하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내에서 12세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게임에 등장하기 부적절한 단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검수 과정에서부터 카카오게임즈의 실책이 있었다.영문판 대사를 한국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직역해 생긴 문제다. 검수 과정에서 수위를 조절한 표현으로 대체했다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디언테일즈가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간과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스크립트가 수정된 후엔 곧바로 젠더이슈가 터졌다. 문제가 된 대사인 '걸레 같은 X'이 '광대 같은 게'로 바뀐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발생했다.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 없이 성급한 대처를 한 게 문제였다. 누가 봐도 수정된 대사는 원본과의 연관성이 낮았다. 정확한 의도에 대해서는 개발자만이 알 수 있겠지만, 유저에게 의심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후 대처도 아쉽다. 내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면, 유저도 어느정도 수긍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 이후 '가디언테일즈'는 젠더갈등의 각축장이 됐다. 이후 유저들의 대규모 이탈 조짐이 감지됐고, 결국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공식카페를 통해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수정된 대사인 '광대 같은 게'는 최종적으로 '이 나쁜 X'으로 변경됐다.
이 본부장의 사과 이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갓겜'이라 불리던 '가디언테일즈'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얻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디언테일즈' 사건이 본질보다 젠더 이슈로 비화하는 것 같아 아쉬운 면이 있다"며 "초기 대처가 미숙했기에 결국 논란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영진의 대처가 깔끔하지 못 했기에 '가디언테일즈'의 게임성도 함께 평가절하되는 부분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기자는 지난달 리뷰를 통해 '가디언테일즈'를 매우 높게 평가한 바 있어, 이번 논란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하지만 아직 만회할 기회는 남아있다. 대다수의 게이머는 매우 직관적이다. 운영 실책이 있다 하더라도 향후 이를 반복하지 않고, 꾸준한 업데이트로 유저와 진정성있게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게이머는 결국 다시 돌아오는 법이다. '가디언테일즈'가 다시 유저에게 신뢰받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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