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에 민주화, 민주주의, 인권, 여권신장, 동서화해, 남북통일, 한반도 평화, 시장경제, 서민과 중산층, 한미동맹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생 품고왔던 무수한 가치들이 떠올랐다. 우리는 이런 가치들을 제대로 지키고 키워내고 있는 것일까?
특히 영호남간의 지역화해, 남북화해, 한일화해라는 김 전 대통령의 3대 화해정신을 잘 구현해 나가고 있는 것일까?
국민의 정부의 3대 국정철학이었던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라는 가치도 다시 생각해 본다. 그리고 한미동맹을 우리의 핵심자산으로 강조했던 그 분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나는 이런 가치와 정신을 잊지 않으려 ‘대한민국 3대기둥’에 대한 책을 출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위대한 정신은 화해와 용서로 이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화해했고,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 전 대통령을 용서했다. 김 전 대통령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이런 용서와 화해 그리고 통합의 정신에 있다. 그는 결단코 정치보복을 단호히 거부했다. 자신의 최대정적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살아서는 화해하지 못했지만 죽어서라도 화해했고, 그에 대한 실천의 일환으로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직접 참배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위원회의 고문직을 수락하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대통령 재임 시에는 박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과 기념관 건립에 힘썼다.
이러한 김 전 대통령의 노력은 영호남간의 지역화해와 국민통합에 대한 헌신적인 행보였다. 오늘 김 전 대통령의 11주기를 맞아 나는 이런 가치가 정파와 진영을 떠나 한국사회의 위대한 가치로 공고화되길 바란다. 이런 숭고한 가치가 더 이상 특정정파의 이익을 착취하는 수단이 되지 않길 바라며, 더 이상 깨지고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