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학생 선발에 시·도지사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라는 지적이다.
25일 야권에서는 공공의대 학생 선발과 관련한 보건복지부의 계획에 비판 세례가 쏟아졌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말 간 크다"며 "대놓고 입학 비리를 저지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합법적으로 제2, 제3의 조민이 줄줄이 사탕 입학하는 것"이라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나라는 자유롭게 입학 비리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였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공공의대 입학생을 시·도지사와 시민단체가 추천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분들이 제대로 된 추천을 하리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느냐"며 "'윤미향 사건'과 '조국 사태'를 보고도 입학이 투명하게 되리라고 믿나"라며 "현대판 음서제가 아니라 실력으로 대학가고 의사가 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놓고 불공정 사회를 지향하겠다니 뻔뻔함이 도를 넘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정말 제정신이냐고 묻는다"며 "당신 딸 넣어줄 테니 내 아들도 추천해달라는 추잡한 협잡이 판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가짜 표창장, 허위 인턴 증명서, '나이롱'(가짜) 봉사확인서를 찍어내는 기계가 총동원될 것"이라며 "현대판 음서제를 대놓고 제도화하겠다는 정부, 그야말로 부정비리의 제도적 합법화"라고 일갈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MLB파크에는 '공공의대 스카이캐슬 버전'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공공의대 선발과정을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빗대 풍자한 것이다. 아이를 의대에 보내고 싶다는 학부모에게 사교육 전문가가 '어머니가 시민단체에 가입하라'며 조언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 공공보건의료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4년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대책안을 살펴보면, 공공의대 학생들은 학비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받되 의사 면허 취득 후에는 의료취약지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선발 인원은 시·도별로 일정 비율로 배분하고, 시·도지사에 추천권을 부여한는 계획과 2022년 3월 전북 남원에 개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 최근들어 '시·도지사 자녀, 친인척 등이 추천될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복지부는 전날인 24일 공공의대 학생 선발과 관련한 해명자료에서 학생 선발에 ‘시민사회단체’가 관여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공공의대는 의대입학 정원 확대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어떻게 선발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시도지사가 개인적인 권한으로 추천하거나 시민사회단체의 추천 몫이 있냐는 질문에 윤 반장은 “학생 선발이 그렇게 이뤄질 수도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도별로 일정 비율을 선발할 경우에 좀 더 공공의대에 부합하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노력들이 부가적으로 수반될 필요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천위원회 위원 구성도 공정성에 입각해서 구성되면 좋겠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같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그 구성원 중 하나로 시민사회단체가 예시로 제시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