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제의 이 간부가 해당 도의원을 통해 예산확보를 핑계 삼아 남편 업체를 선정하도록 직원들에게 집요하게 강요한 정황도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 직원들이 작성한 13장짜리 조사건의서 내용에 따르면 간부 A 씨가 2017년 개관부터 줄기차게 B 경북도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C 방송 업체를 선정해왔고 사업부서에서 추진하는 행사에서도 사업담당자들에게 이 업체를 선정하라고 강요했다. 지난 8월 초 열린 기획 전시행사 운영업체 선정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관장에게 항의하자 A 씨는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B 도의원에게 잘 보여서 예산을 따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B 의원은 2018년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의회에 입성한 인물이며, C 방송 업체 대표의 부인이다.
당시 C 업체 선정이 기념관 내부에서 문제가 되자, 이 업체는 상호를 바꿔 기념관 일을 하기 시작, A 씨가 이를 알고도 계속해 해당 업체를 선정할 것을 직원들에게 강요했다.
이외에도 D 인쇄 업체를 직원들에게 ‘장애인 기업’이라고 소개하며 일감을 몰아줄 것을 종용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그러나 1년 뒤 이 업체의 장애인 기업 등록이 취소되자 사회적기업, 여성기업 등 이유를 들며 또다시 D 업체 선정을 몰아붙였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 예산 심의 권한을 가진 경북도의원에게 ‘알아서 충성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데다 A 씨가 특정 업체들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에 대해 B 경북도의원에게 답변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와 문자 질문을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반면 C 업체 대표의 주장은 기념관 직원들이 작성한 조사건의서와 다르다. 이 업체 대표는 "조사건의서를 작성한 직원 중 한 명을 비롯해 A 씨까지 계속해 행사 진행을 부탁했고 금액이 적어 거절했지만,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응했다"고 했다.
이어 "2017년 기념관 승격 오픈식 이후 아내가 도의원에 당선되면서 경북도의원의 가족과 친척은 수의계약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념관 일은 하지 않았다"며 "일부 직원들끼리 모여 입맛대로 조사건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여 경북도 감사가 마무리되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간부 A 씨를 둘러싸고 지역 유력인사와 연결된 채용 특혜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설로만 분분했던 이른바 정치인의 ‘꽂아주기’ 채용 특혜가 사실로 드러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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