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대형-저비용 항공사간 격차 커진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형-저비용 항공사간 격차 커진다

기사승인 2020-09-03 04:01:48
지난 2월 오전 서울 방화동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주기장에 항공 여객기가 멈춰 서있다.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형항공사(FSC)들이 화물 사업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서도 화물 부문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며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객 위주의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실적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한항공의 유휴 여객기 화물 수송 용도 수리 개조 신청 건에 대해 적합성 확인 절차를 거쳐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여객기 B777-300ER 1대의 좌석을 뜯어내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항공사들이 화물에 집중하는 이유는 코로나 여파로 국제선 운항률이 10∼20%대에 그친 가운데 여객 수요가 90%가량 급감하며 매출이 반 토막 났지만, 화물 사업 부문 매출은 작년의 배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시장 컨센서스(825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115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놓으며 6분기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양사 모두 유휴 여객기를 이용해 화물기처럼 활용하거나, 화물기 임시편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물 영업에 나선 결과다. 대한항공은 화물기 가동률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끌어올렸고, 아예 여객기 기내 좌석에도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대한한공은 이번 승인 조치로 수리 개조된 여객기에 약 10.8t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화물 부문 수송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84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진에어를 비롯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도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FSC와 달리 LCC는 여객 수요 중심인 만큼 국내선 확대 외에 활로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선 위주로 노선을 확대해온 LCC 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 기미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노선을 차츰 늘릴 계획이었던 LCC들이 2.5단계 발령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그나마 있었던 국내 수요마저 완전히 사그라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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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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