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디지털 전환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노년층들의 ‘금융소외 현상’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영업점 폐쇄를 비롯해 비대면 우대 금융서비스 등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금융서비스 이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죠.
실제로 금융사들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장·노년층들이 찾아가는 영업점들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은행 영업점 수는 지난해 6710개에서 올해 3월 6652개로 감소했습니다. 저축은행은 상반기 기준 지난해 대비 13개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으며, 8개 카드사들의 영업점도 지난해보다 38% 줄어든 206곳으로 집계됐죠.
금융권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전환이 필수인 상황에서 영업점 폐쇄는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대신 영업점 감소로 인한 노년층들의 금융소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통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죠.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집중하는 부문은 ‘비대면 서비스’ 강화인데요, 스마트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 고객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저시력자 고객을 위한 ‘큰 글씨 조회’와 ‘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채널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 고객들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을 때 스마트폰 화면에 ARS 메뉴가 자동으로 표시되는 음성·화면 동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로 큰 글씨와 음성전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폰뱅킹 이용 시에도 일반코드표를 1.5배 크기로 제작해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모바일 뱅킹 및 폰뱅킹 서비스에 이같은 노년층 대상 편의기능들을 탑재하고 있죠.
영업점이 줄어드는 만큼,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지는 노인 고객들을 위해 금융사 직원들이 태블릿PC등을 가지고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들도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신협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맞춤 금융상담 서비스를 비롯해 창구를 방문해야만 가능했던 금융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고, 모바일뱅킹에 특화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체크카드 발급이나 대출상담, 모바일뱅킹 이용법 등을 알려주는 ‘W-브랜치’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또한 노년층들의 금융소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위는 31일 노년층 금융소비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이 담긴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방안에는 노년층들의 금융접근성을 높이는 대책들이 담겼는데요, 금융사들이 오프라인 점포 폐쇄 시 폐쇄 3개월 전 고객에게 통지하도록 만드는 것을 비롯해 ▲이동·무인점포를 활성화 ▲지점 수가 많은 우체국(전국 2655개) 등과의 창구업무 제휴 강화 ▲큰 글씨, 음성인식등이 담긴 고령자 전용 모바일금융 애플리케이션 출시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또한 보험상품들도 노년층 고객들에 맞춰 강화됩니다. 일명 ‘치매 신탁(후견지원신탁)’이라고 불리는 보험상품을 활성화하고, 보험 가입 연령 한도를 기존 65세에서 70세까지로 높일 계획이죠. 고령자를 노린 불완전 판매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아질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금융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 만큼, 향후 금융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됐습니다.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중·노년 금융소비자들이 디지털 금융 소외현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금융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길 응원합니다.
chobits3095@kukinews.com